“일하지마!” 회사 돌아다니며 경고하는 드론의 정체는? (영상)

“하루에 20시간 회사에 있으니 더 이상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하루에 2시간밖에 잘 수 없다. 이게 계속된다면 죽고 싶다. 죽는 쪽이 더 행복할 거 같다.”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電通)의 한 신입사원이 크리스마스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한 것은 지난 2015년. 도쿄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후 같은 해 4월 덴쓰에 입사한 다카하시 마쓰리는 그 해 10월 폭발적으로 늘어난 일과 살인적인 야근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경찰 조사결과 그녀는 10월 9일부터 11월 7일까지 약 105시간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개인 시간을 희생해가며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던 일본의 야근문화에 대대적인 개혁의 바람이 불었고, 야근시간 월 45시간?연 360시간으로 제한하는 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됐는가 하면, 기업 차원의 야근근절 문화가 폭넓게 확대되고 있다.일본 보안업체 다이세이(大成)는 통신기업 NTT 히가시니혼, 드론개발업체 ‘블루이노베이션’과 심야에 사무실을 순찰하는 드론 ‘티-프렌드(T-Friend)’를 개발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이 드론은 퇴근 시간 후 사무실을 순찰하며 야근하는 직원 발견 시 스피커를 통해 “빨리 퇴근하세요!”라는 경고방송과 함께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을 튼다. 드론이 인간의 퇴근을 바로 곁에서 재촉하는 셈.다이세이 관계자는 “드론에 인공지능(AI)과 얼굴인식 기능 카메라를 장착해 초과 근무자를 자동 인식하는 시스템 또한 개발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일본 정부는 “일본은 유럽 국가에 비해 노동 시간이 길고, 20시간 풀타임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수십 년째 줄어들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다”라고 자책하며 노동기준법 개정을 통한 장시간 노동 규제 정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OECD가 발표한 ‘2017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35개 회원국 평균(1764시간)보다 305시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직장인은 OECD 평균보다 연간 38일, 즉 1.7개월을 을 더 일하고 있는 꼴로 장시간 근로로 악명 높은 일본의 1인 평균 노동시간인 1713시간보다도 356시간이 많다.코앞으로 다가온 연말, 야근 탈출은커녕 남아있는 연차 소진에도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일본의 퇴근재촉 드론 보급 소식은 부러움에 앞서 씁쓸한 우리 노동환경의 현주소를 비춰주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박기호 기자 rlgh95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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