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모니터로 증강현실…'스마트 글라스' 상용화 성큼

국내 연구팀, 초정밀 광학렌즈용 절삭가공 원천기술 개발

▲비구면에 미세패턴 가공한 제품.[사진제공=생기원]<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미션 임파서블' '아이언 맨' 등 SF 영화에는 투명한 모니터를 펼쳐 가상·증강 현실을 보여주는 이른바 '스마트 글라스'가 등장한다. 이 같은 '스마트 글라스'의 상용화에 우리나라가 한 발짝 다가섰다. 스마트 글라스 제조에는 렌즈 구조에 따라 빛을 조절하고 반사방지, 선택 투과 등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초정밀 광학렌즈가 필요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 IT융합공정그룹 최영재 그룹장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700㎚ 이하의 미세패턴을 가공할 수 있는 초정밀 광학렌즈용 절삭가공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기존 레이저 또는 전자빔을 활용한 정밀가공기술은 렌즈 표면의 구면·비구면·자유 곡면 위에 미세패턴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광학소자 곡면에 300~700㎚급 미세패턴을 구현해야 하는 초정밀 광학렌즈는 크기가 극히 작다. 곡면을 따라 가공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오직 '절삭' 가공으로만 구현이 가능하다.최영재 그룹장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일본, 독일, 미국 기업들이 독점해 온 이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 연구팀을 꾸려 5년 동안 연구에 매진했다.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인덕대학교, 에스제이엔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자체 제작한 1㎚의 움직임까지 제어 가능한 절삭가공장비를 토대로 700㎚ 이하 크기의 미세패턴을 절삭가공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인덕대학교가 공구개발을, 에스제이엔이 가공장비 설계·제작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광학소자 설계·평가를, 한국기계연구원이 정밀도 해석을 담당했다. 생기원이 주관기관을 맡아 공동 개발했다.700㎚ 이하 크기의 미세패턴을 절삭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상용화될 경우 IT, 자동차, 군사,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 분야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국내 광학기술로 2020년 117조 원 규모가 예상되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초정밀 광학렌즈는 가상·증강현실 기기뿐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용 적외선 카메라, 헤드업(HUD) 디스플레이, 지형지물 투과가 가능한 초분광학계 렌즈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활용도가 높다. 최영재 그룹장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한 만큼 상용화를 통해 수입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은 '2017년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 선정됐다. 총 23건의 특허를 출원해 8건(미국 특허 2건)이 등록된 상태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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