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위 이통사 알뜰폰 때문에 요금 인하…성장 비결은

이통사와 대등한 설비 간 접속 허용도매대가 낮아지고 차별 서비스 가능알뜰폰 협회, 정부와 논의 예정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가 지난 7월 요금제 가격을 20%를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일본 이통사업 역상상 가장 큰 인하폭이다. 알뜰폰으로 가입자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올 1분기 이동전화 가입자 중 절반이 알뜰폰 가입자였다.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17일 기자와 만나 "2007년 전까지만해도 일본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의 2%도 안됐다"며 "2007년 일본 총무성 결정이 시장 성장에 기폭제가 됐다"고 전했다. 알뜰폰 협회는 지난 달 일본에 방문해 알뜰폰 시장 현황을 조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 3월 기준 일본 알뜰폰 가입자는 1586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대비 9.4%다. 일본 총무성은 이통사업과 알뜰폰 사업을 동시에 하는 업체에 소속된 알뜰폰 가입자는 통계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를 더하면 전체 가입자의 20%를 넘어선다. 2007년 총무성은 전산망 등 자체 설비를 갖춘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에게 설비 간 접속을 요청하면 의무적으로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 설비를 갖춘 알뜰폰 업체를 이통사와 대등한 지위로 격상시켜, 이통사끼리만 가능했던 설비 간 접속을 허가한 것이다. 과거에는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사의 데이터를 종량제(소매가 기준)로 사와서 이를 단순 유통했다.  이후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사와 차별적인 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으며, 도매대가도 이통사끼리의 접속료(원가 기준)수준으로 낮아지게 됐다. 실제 10기가바이트(GB)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이통사 요금제는 1만1000엔(약 11만원)수준인 반면, 알뜰폰 요금제는 3000엔(약 3만원)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 알뜰폰 업체는 과거 일본처럼 이통사 요금제를 단순 재판매한다. 도매대가도 1MB당 5.39원으로 일본 0.02엔(0.2원)보다 훨씬 비싸다. 또 이통사가 출시한 요금제 기반에서만 상품을 구성할 수 있어 차별화된 마케팅도 어렵다. 결국 자체 설비를 갖춘 알뜰폰 업체가 등장해 이통사와 설비 간 접속을 통해 도매대가를 낮추고, 이를 기반으로 새 서비스를 출시해야 알뜰폰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하지만 현행법에서는 도매대가 협상시 설비를 투자한 알뜰폰 사업자에게 차별적으로 도매대가를 인하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 황 부회장은 "현 기준대로라면 설비투자 유무에 관계없이 도매대가가 똑같기 때문에 투자 유인이 없다"며 "기간통신사업자끼리만 의무로 돼 있는 설비 간 접속제도를 알뜰폰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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