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달린 이동 로봇, 사람 없이도 스스로 장애물 인지·판단 후 이동-신입사원 투입 전 증강현실(AR) 적용한 '사이버 트레이닝'-불량률 50% 줄고 생산성 25% 향상…2019년 완전 무인가동 목표
18일 삼성전자 광주 에어컨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에어컨 냉매 압축기(콤프레서)를 실은 로봇이 다른 로봇과 마주치자 빨간램프를 켜고 오른쪽으로 비켜섰다. 돌발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기자가 로봇의 앞을 거듭 가로막아봤지만 로봇은 능숙한 운전자처럼 장애물을 비켜갔다. 사람의 도움 없이 콤프레서를 조립 장비에 무사히 전달한 로봇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른 부품을 싣기 위해 이동했다. 지난 18일 찾은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공정혁신 작업장인 광주 사업장에선 스마트팩토리의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완전 무인 가동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날 찾은 에어컨 생산라인에선 로봇들이 단순 이동·조립이 아닌 스스로 환경정보를 입수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AI)'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사업장 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이동 로봇에는 돌발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파악하고 스스로 비켜가는 기술이 적용됐다. 로봇은 전면부 카메라를 통해선 장애물을, 상단 카메라를 통해서는 천정에 부착된 QR코드를 기반으로 자신의 위치를 인지한다.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멈출지, 비킬지, 상대 로봇이 비켜줄때까지 기다릴지 등을 판단하고 행동했다. 기존 이동 로봇은 경로가 막힐경우 사람이 장애물을 치워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동 로봇으로부터 부품을 건네받은 조립 장비들에도 모두 카메라가 달렸다. 콤프레서를 들어올리다 콤프레서가 놓인 스티로폼판이 조금 옆으로 밀렸지만 조립 로봇이 동요없이 능숙하게 다음 콤프레서를 집어올렸다. 부품을 집는 집게 전면부에 달린 카메라가 바뀐 위치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조립 후 검사 단계에서는 '무인 3D 스캔비전'이 제품 외관에 붙어있는 스티커 위치 오차를 1mm까지 정확하게 잡아냈다. 무인 가공 원격 제어 시스템은 각 부품·제품별로 완료 일정에 따라 각 셀·라인별 작업 속도를 조절했다. 작업장 한켠의 모니터에선 작업 셀·라인별 작업 완료 정도·목표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이 필요한 부분에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됐다.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신입 직원들은 2주간의 '사이버 트레이닝'을 거친다. 작업장 입구에 설치된 10대의 시뮬레이터는 증강현실(AR)로 각 단계별 조립 공정을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무풍에어컨의 도면을 입력하자 텅 비어있던 작업대에 에어컨 부품들이 나타났다. 작업자는 시뮬레이터 음성이 지시하는대로 볼트를 하나하나 조여나갔다. 작업자가 제 위치에 볼트를 모두 조여넣자 프로그램은 다음 레벨 화면을 띄웠다. 이전과 달리 음성이 제공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기반으로 공정을 혁신한 결과 불량률은 50% 줄고 생산성은 25% 향상됐다"며 "필요인력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정혁신은 에어컨 판매 목표량 증가·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에어컨 생산 목표량은 전년대비 70% 이상이다. 공기청정기 역시 작년 1분기 대비 올해 같은 기간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정광명 삼성전자 광주지원팀장 상무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차별화된 제품,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지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의 심장"이라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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