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상 그 이상의 미래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맑은 태양이 비친 어느 날 정장을 걸치고 넥타이를 고쳐 맨 후, 어딘가 휴대전화를 하면서 집에서 걸어 나간다. 집 앞에는 시간에 맞춰 자동차 한 대가 멈춰서 있다.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목적지를 지정하고 두 손을 머리 뒤로 한 채,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잠시 후 회사에 도착한다. 회사로 오는 길에 사람이 개입한 것은 없다. 실제 2012년 구글은 시력을 거의 잃은 시각장애인이 자율주행자동차를 타고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동네 햄버거집, 세탁소를 들린 후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한 장면을 유튜브에 공유하기도 했다. 과거 SF영화나 만화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 현재 진행형으로 다가온 것이다. 2016년에는 웨이모(Waymo)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약 100만km를 주행했다. 더욱 놀라운건 8047km당 1회만 운전자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세상은 놀랍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자율주행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최근의 제조업, 금융분야 등 사회전반에 걸친 변화에서 핵심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듯 자동차제작사 뿐만 아니라 부품 제조업체, 정보통신업체(ICT) 등은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GM은 자율주행기술을 보유한 신생기업에 각각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은 자율주행을 위한 카메라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를 17조원에 인수하였으며 삼성전자는 미국의 전장업체인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하며 자율주행자동차 경쟁에 뛰어들었다.또한 각국의 정부는 법규개선 및 제도정비 등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미시간주와 캘리포니아주 등은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우리나라의 국토교통부도 2016년 2월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하였으며, 운전면허제도도 자율주행자동차에 맞추어 정비가 추진되고 있다.그러나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 관련 법률이나 제도의 정비에 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듯하다. 특히 운전자 중심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로의 운전 제어권이 전환됨에 따라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피해보상 범위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자율주행기술은 수준에 따라 자율주행기능 전혀 없는 레벨0에서 완전자율주행의 레벨5까지 여섯단계로 구분된다. 최근의 급속한 기술발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의 대중화에는 어느 정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긴급자동제동장치(AEB) 등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부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는 이미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영국의 보험사는 이미 부분자율주행기술의 사고율 감소효과를 반영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영국의 한 보험사는 기존의 보험상품에 자율주행자동차의 사고를 추가로 보상하는 상품을 개발했다. 일본의 한 보험사는 레벨 3 (운전자가 필요 없는 수준 직전단계) 의 자율주행자동차까지 담보하는 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단계에 따른 법제도 및 보험상품의 개발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자연스레 자율주행기술이 발전할수록 첨단장치의 제어와 운용을 위해 더 많은 정보기록 장치들이 자동차에 탑재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 중에서 개인정보는 충분히 보호할 필요가 있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 최소화와 보험상품 개발 등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확대 등을 위해 관련정보를 전향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하다. 결국 먼 미래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자율주행자동차는 교통사고를 크게 감소시켜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높고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자동차 대중화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이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법과 제도, 보험상품 등에 대한 정비에 속도를 더해야 할 때다. 과학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험산업이 고민하고 그 결과를 반영시켜야 한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 우울함과 화려함을 같이 상상하는 고민을 하곤 한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그린 AI의 우울한 실재를 우려하고, 매드맥스에서 나오는 황량한 사막과 자원의 부족을 염려한다. 상상은 재미있다. 부정적인 것은 개선하고, 밝은 미래를 상상하면서 나이 들어가고 싶다.성대규 보험개발원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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