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49층안을 토대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은마아파트의 실익을 따져보기 위해 서울총괄건축가에 자문을 요청, '공공성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괄건축가는 공공건축물, 도시계획, 조경, 공공시설물 등 서울시 공간 환경 전반을 총괄 기획하는 자리로, 서울시가 개별 정비사업지에 대해 자문을 구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35층 높이 제한' 원칙과 관련한 논리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서울시의 의지로 해석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0일 "잠실주공 5단지에 이어 은마아파트나 압구정에서도 50층 재건축 요구가 지속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총괄건축가에)자문을 요청했다"며 "자문 결과는 향후 초고층 도시계획 결정 과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2대 서울총괄건축가
현재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김영준도시건축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준 건축가가 맡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승효상씨에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2대 총괄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자문 결과 은마아파트의 49층 계획안은 '공공성'에 배치되는 것으로 결론났다. 김 대표는 "은마아파트의 49층 재건축 계획을 살펴보면 결국 아파트 거주민만 좋은 환경에서 거주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은마아파트 자체는 개인 재산이지만 재건축을 통해 변하는 주변 환경 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한강은 서울시민 모두가 누려야 할 공공재산으로 이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49층으로 정비가 이뤄질 경우 동간 간격이 넓어지고 한강조망이 수월해져 내부 사람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지만 주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조망권은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형평성 문제도 지적받았다. 현재 내부에서 사거리 일대의 용도 변경을 추진해 일부 초고층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35층을 기준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 재건축 단지와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35층이라는 약속한 높이가 있는 상황으로 35층이라는 높이 역시 글로벌 수준에서도 낮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은마아파트 전경.
단 잠실일대는 용도를 바꿔 추진하는 것으로 이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역시 중심성이 있는 도심ㆍ광역 중심의 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에서는 51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 건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정비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도시계획을 총괄 기획하고 있는 총괄건축가에 자문까지 구한 만큼 은마아파트 초고층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논란이 된 일부 정비사업장을 대상으로 높이 규제 설명회를 개최하고 Q&A 해설집까지 내놓은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반면 은마아파트는 현 초고층 계획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가 사거리 일대만 50층으로 계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은마아파트 역시 사거리 상가 일대만 초고층으로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모든 정비사업지는 주변부와의 조화, 공공성을 기반에 둔 사업을 진행해야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향후 다른 한강변 정비사업지 사업계획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본 원칙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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