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원 전 靑정무수석실 행정관, 과거 인터뷰서 '박근혜, 흉내 낼 수 없는 '아우라' 있어' 찬양 발언
(자료 : 강일원 IBK저축은행 신임 사외이사 블로그)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친박(친 박근혜)' 인사가 국책은행 자회사 사외이사로 낙점됐다.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에서 촉발된 탄핵 정국으로 온 나라가 격랑에 빠진 상황에서 청와대가 물밑으론 낙하산 인사를 자행한 셈이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강일원 가톨릭관동대 미래전략처장(57)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IBK저축은행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완전자회사다. 강 사외이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뒤 정권 출범(2013년 2월)과 동시에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입성한 인물이다. 당시 초대 정무수석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였다.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총 2년 7개월 동안 근무한 강 사외이사는 현기환 전(前) 정무수석이 부임한 지 2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냈다. 현재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는 현 전 수석은 올 초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강 사외이사는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부천 소사구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당내 경쟁에서 밀려 자진 사퇴했다. 그는 앞서 부천에서 재선(4, 5기) 시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금융권 근무 이력은 전혀 없다.강 사외이사는 총선 예비후보 당시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모셔봤는데, 정치적 기교를 부려서 자기 사람을 심는 일은 없다"며 "박 대통령은 말을 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젖어 들어가게 되는, 흉내 낼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는 등의 찬양 발언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 입성 계기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당선 직후 직접 '행정관으로 같이 (일)하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IBK저축은행 임원은 자체 이사회를 통해 후보를 심사한 뒤 추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임상현 IBK저축은행 대표는 강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을 묻는 질문에 "우리 요건에 적합한 사외이사라 판단돼 이사회와 협의해 선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기업은행 직원은 "기업은행 인사는 늘 안이 아닌 '밖'에서 결정된다"며 "자회사를 포함해 낙하산 인사라는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 아니냐"며 씁쓸해 했다.IBK저축은행은 강 사외이사와 함께 경북 예천 출신의 변상구 전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현 EBRD 이사회 이사)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사외이사였던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의 송석구 이사도 연임됐다. 송 이사는 현재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겸직하고 있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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