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타고 왕서방 한국 상장사 투자 '봇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위안화 가치의 하락으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사냥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 엔터, 화장품업계에 중국 자본의 유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주신라호텔 카지노 운영업체 마제스타는 지난 15일 최대주주가 서준성 외 1인에서 NHT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NHT는 중국 뉴화청여행사(New Huacheng Travel)의 영문 이니셜로, 컨소시엄은 경영 참여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납입을 완료함에 따라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졌다. 나노 신소재 개발업체 나노캠텍은 지난달 말 유상증자에 참여한 중국 기업 클래시컬레전드인터내셔널리미티드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회사의 새 수장이 된 중국인 손진곤 대표는 예능과 드라마 기획, 연예인 발굴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선포하고 최근 중국 인터넷 플랫폼 유쿠(Youku)와 연합해 웹예능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다. 금형 사출업체인 KJ프리텍 역시 중국 자본의 힘을 빌려 엔터사업 본격화에 나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KJ프리텍은 다음달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상규, 정해창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 등 새 이사진을 대거 선임할 예정이다.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한국 엔터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중국 엔터기업이다. 엔터 기업 판타지오는 지난달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사보이이앤엠 등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중국인 웨이지에가 대표로 있는 문화콘텐츠 투자회사 골드파이낸스코리아에 매각한다. KGP역시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검토중인데 그 대상이 중국자본이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KGP는 최근 중국 위락교육그룹과 중국교육사업 진출을 위해 컨텐츠 발굴과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서 룽투코리아(게임), 넥스트아이(화장품), 레드로버(VRㆍAR) 등이 중국 국적의 새 주인을 맞이했다.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는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와 위안화 약세 국면에서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해외 기업으로 투자를 다각화 하려는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다.  톰슨로이터, 차이나벤처 등 해외 정보수집기관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가 계속 떨어진 올해 1~3분기(1~9월) 기준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ㆍ합병(M&A) 거래 건수는 671건, 금액으로는 16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4년과 2015년 합계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당분간 위안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계속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사냥 역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전날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692위안을 기록, 위안화 가치가 8년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으로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가 속도를 내면서 당분간 위안화의 약세 흐름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이날 연말 환율 전망치를 기존 6.75위안에서 6.90위안으로 하향 조정했고, HSBC와 UBS 역시 종전 6.8위안에서 6.90위안으로 낮췄다.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 M&A를 중개하는 한 담당자는 "최근 중국의 대형 종합투자기업이 인수하려는 한국 기업 대표자의 관상이 마음에 안 들어 막판에 계약을 엎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자본이 풍부한 중국 기업들은 마치 백화점에서 물건을 쇼핑하듯 쌓여 있는 한국 기업 가운데 구미를 당기는 곳을 고르는 식인데,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게임, 엔터, 화장품, 바이오 업종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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