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풀스토리⑥-의혹 : 가이드 지면에 관광공사와 한식재단이 광고를 낸 뒤, 한국 식당 60곳 뽑혀

미쉐린 측 '사업과 평가는 엄격히 분리' 설명…광고비 액수도 비공개, 정부예산 사용의 적절성 의문도

★미쉐린 가이드 서울 표지 이미지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이 처음으로 발간돼 화제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쉐린 가이드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미쉐린 가이드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식당 평가 안내서로 꼽히지만 평가원이나 평가전략은 철저히 공개하지 않는 등 '비밀주의'원칙을 고수한다.이번에 제기된 논란 역시 이런 비밀주의 원칙과 관련이 깊다. 미쉐린 가이드가 애초에 정부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문제가 된 것은 미쉐린 가이드 지면에 실린 광고다. 지난 7일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에는 파트너 업체인 네이버와 현대차를 제외하고 한국관광공사와 한식재단이 유일하게 광고로 참여했다. 광고 금액은 비밀에 부쳐졌다.2009년부터 정부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열정적으로 주도해왔다. 이 기조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왔다. 한국관광공사는 문체부 산하 기관이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월 "'코리아고메' 행사와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발간(11월 예정) 등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어 더욱 의심을 샀다.실제로 '미쉐린 가이드'에서는 서울 24개의 식당이 별을 받았고, 36곳이 빕 구르망(Bib Gourmand)에 선정됐는데, 이 중에서 한식당 비율이 월등히 높다. 빕 구르망 32곳이 한식당, 별 3개를 받은 2군데 모두 한식당이고, 별 2개를 받은 3곳 중 2군데가 한식당, 그리고 1개를 받은 곳 19개 중 9개가 한식당이다.공정성이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법도 한 수치다. 미쉐린과 정부의 후원과 관련된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미쉐린 가이드가 나왔을 때도, 싱가포르 관광청의 후원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미쉐린 측은 "후원과 광고는 다르다"며 "사업과 평가는 완벽하게 분리돼 공정성에는 어떤 영향도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이런 의혹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한국관광공사와 한식재단이 미쉐린 지면에 광고를 실었는데 미쉐린과 그 광고비가 얼마인지를 밝히지 않는 비밀 유지 계약을 했다고 한다" 며 "정부예산, 그러니까 국민 세금이 지급되는 광고비인데 그걸 왜 비밀로 해야 되는 것인지, 미쉐린이 그렇게 요구를 한다 그러더라도 그러면 못하겠다고 해야 되는 게 정상이지 얼마가 들어갔는지 굉장히 궁금하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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