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한국기업은 ①] 삼성폰 쓰고, LG TV 보는 트럼프

트위터·인터뷰 통해 한국제품 기술력 인정…朴 대통령 통화서도 한국제품 언급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나는 삼성폰만 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월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의미심장한 내용을 남겼다. 자신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을 모두 사용한다는 내용을 전한 뒤 앞으로는 삼성 제품만 사용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장의 속내는 애플에 대한 경고 메시지였지만, 삼성 스마트폰 사용 사실을 알린 것 자체가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10여분 간 당선 축하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도 삼성전자 등 한국 전자제품의 우수성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랜 기간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제품 등 한국산 제품을 많이 구매했는데, 매우 훌륭한 제품들이었다"고 말했다.  

▲ 미국 제 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약 1조 규모의 SOC 투자를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트럼프판 뉴딜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1월20일 4년 임기의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를 트럼프 당선인은 부동산 사업 등으로 엄청난 부를 쌓아 올렸던 기업인이다. 사업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당선 축하 전화 내용을 재해석할 필요는 있지만 한국 전자제품을 언급하며 '훌륭하다'고 표현한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지난 4월28일 미국 인니애나 타운홀 미팅에서도 "우리가 한국을 보호하는데 경제로 말할 것 같으면 그들은 괴물이다. TV를 주문하면 LG든 삼성이든 기본적으로 다 한국산"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0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얼마 전 내가 소유한 호텔에 LG TV 4000대를 주문해 설치했다. 모두 한국 기업 제품이다. 그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경제대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의 배경은 미국 시장을 위협하는 한국 제품을 경계하는 한편, 주한 미군의 방위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추가 지불해야 한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발언의 저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삼성'과 'LG'라는 브랜드에 익숙하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며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을 인정하는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18.8%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우리 업계의 시장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공언하고 있고, 멕시코로부터 들여오는 제품에 대해 35% 관세 부과를 공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TV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실제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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