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비주류, 당 해체와 재출범 결의…이번 주말 시도지사 등과 '비상시국회의' 개최(종합)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 중진의원과 초재선 의원들이 9일 당 해체와 재출범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현재의 친박(친박근혜) 지도부 사퇴에 이은 당 해체 수순을 밟기로 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리기로 합의했다.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박 중진의원 및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꾸려진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약칭 진정모) 소속 의원들의 간담회에서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정병국(오른쪽), 황영철 의원(왼쪽)과 얘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에선 그동안 비박 초재선 의원 모임과 3선 모임이 따로 진행돼 왔지만 이 두 모임에서 나오는 의견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순실 사태' 파문의 책임을 물어 친박 지도부 사퇴를 압박 중인 비박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한 자리로, 이날 회동을 계기로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 안팎에선 이를 2012년 한나라당 해체와 새누리당 출범에 준하는 '리빌딩'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 시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오는 13일 여당 의원들과 소속 시도지사, 원외 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비상시국회의'를 열기로 했다. "분당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지도부가 버틸 경우, 분당이나 집권여당 사상 초유의 '한지붕 두 개의 지도부'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로 꾸려진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진정모)과 중진 의원들은 연석회의를 갖고 이 같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현 지도부 퇴진과 친박 2선 후퇴, 계파 해체가 필요하다"며 "2011년 박근혜 당시 당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당명을 개정했다. 지금 당 지도부도 무한책임을 같이하기 위해 총사퇴하는 게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황영철 의원은 모임 직후 "당 해체에 많은 의원들이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좀 더 많은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별도의 지도부를 구성해 대안세력으로 삼는 건 합의되지 않았다. (현재) 당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새로운 체제 구성을 요구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보수와 혁신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지금 새누리당 지도부가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의원도 "이미 새누리당의 역할은 다 소멸됐다고 본다. 지금 모습으로는 역할을 하기 어렵다"면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 의원은 "분당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도 "지도부 해체를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그래야 건강한 보수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정현 대표가 구상 중인 재당창준비위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황 의원은 "이 대표가 추진하는 준비위가 과연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다만 이번 모임에선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자"는 의견은 개진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는 당내 중진과 초·재선 의원을 포함해 모두 29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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