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 업체 매출·인력 반토막…'IT 강국' 무색

'2015년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 실태조사' 결과99개 기업 작년 매출 8061억, 1년새 47% 급감사업체당 종사자 36.9명, 전년대비 44% 감소"내수 의존 줄이고 경쟁력 갖춰 해외 진출해야"

국내 네트워크 장비 매출 실적 및 비중(2014~2015, 단위:백만원, 출처: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통신장비 업체들의 매출이 반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인력도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기술(IT) 강국'의 허상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8일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가 공개한 '2015년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99개 국내 네트워크 장비 기업 매출은 8061억9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 조사에서 103개 기업 매출 합계 1조5282억5700만원보다 47.2%나 줄어든 것이다.이에 따라 기업당 평균 매출도 81억4300만원으로 전년도 148억3700만원보다 45.1% 감소했다.통신장비 산업이 위축되면서 인력 유출 현상도 심각한 상황이다. 조사 대상 99개 기업의 인력 총원은 3651명으로 1개 사업체당 평균 36.9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66.4명보다 44.4%나 감소한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통신 장비 업체들 가운데에는 사업을 전향한 곳이나 3~4명만 남아 명맥만 유지하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 해외 진출시 애로사항(단위:%, 출처: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지난해 국내 통신 장비 기업의 매출이 급감한 직접적인 원인은 이동통신사들의 투자 감소다. 보고서는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이동통신 장비, 전송장비, 스위치 분야에서 높은 감소폭을 보였으며, 특히 이동통신 장비 분야의 매출액이 크게 감소해 전체 규모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롱텀에볼루션(LTE) 망 구축이 마무리됨에 따라 일제히 시설투자(CAPEX) 규모를 줄였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사업자의 매출에서 통신사 의존도가 절반 이상이다.통신 장비 산업은 올해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전망에 대해 12%만이 '좋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68%는 '비슷', 20.0%는 '둔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네트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투자를 확대한다고 해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통신장비의 경쟁력을 키워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0%에 달하는 내수 비중을 줄이고 자체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길러 해외 판로 개척에 힘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네트워크 산업 주요 국가별 기술격차(단위:년, 출처: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이번 조사 결과, 국내 기술이 미국에 비해서는 1.26년, 유럽과 비교하면 0.67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0.24년으로 좁혀졌다.조현숙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과장은 "국내 통신장비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 분야에서 국산을 쓸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