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요사장단회의, 위기해법 머리 맞댔다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수습, 철저한 원인 분석 병행…'컨틴전시 플랜' 필요한 상황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미증유의 비상사태를 헤쳐가야 할 운명에 처했다. 갤럭시노트7은 역대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찬사와 함께 시장을 휘어잡았지만 예기치 않은 배터리 소손(燒損) 문제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 12일 삼성전자 수요사장단회의는 노트7 단종(斷種) 사태를 둘러싼 긴박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날 새벽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사장들은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 발걸음을 옮겼다. 수십명의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대부분 말을 아꼈다. 특히 노트7 문제를 둘러싼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노트7 배터리 문제가 불거진 9월초 이후로 언론 노출을 지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트7 단종에 따른 교환과 환불 등 후속 대책은 물론 소손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 분석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기존의 배터리 문제는 물론 설계부터 제조 과정까지 철저하게 재점검 하고 있다.
첫 리콜 결정이 내려지기 전, 발화 문제가 불거지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엔지니어 임원들은 갤럭시 노트7 제품에 공급되는 부품계열사로 일제히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대해 무선사업부 임원들이 점검에 나섰다. 발화를 일으킬 수 있는 부품 뿐 아니라, 카메라모듈이나 디스플레이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모든 부품들에 대해 재점검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매출을 이끌었던 IM 부문이 중대 위기를 맞으면서 반도체 사업 등 다른 사업 부문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노트7 문제로 촉발된 삼성전자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자 내부 분위기를 정돈하고 있다.  삼성그룹 부품계열사들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납품한 삼성SDI는 3분기에 적자가 확실시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SDI가 3분기에 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적자 뿐 아니라 삼성SDI의 경우 2차 전지 사업에 위기가 왔다는 점이 문제다. 삼성SDI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전지로 사업을 넓혀가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형전지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전지사업 자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기 역시 노트7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탈 삼성화'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삼성전기 매출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만큼,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부품사들은 다급하게 갤럭시S8 등 차기 모델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트7에 공급하던 부품 라인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를 모색 중이 다. 삼성은 사실상 '준전시'에 버금가는 상황을 맞이했다.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운 우발적인 사태가 전개될 경우 대응방안을 찾는 '컨틴전시 플랜'이 이미 가동됐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7 문제는 삼성전자와 부품 관련 계열사는 물론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체계적인 대응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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