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끝, 정상화 시작?'…국감 재개 뒤에 숨은 복병 3가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정감사 등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했던 새누리당이 2일 복귀를 선언했다. 4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의원이 상임위원장인 곳 외에도 모든 상임위가 함께 가동될 전망이다. 국감 파행을 빚었던 국회가 모처럼 정상화되지만 숨은 복병이 여럿 남아 있다.
첫째는 이번 사안은 일시적 '휴전'의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문제 자체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애초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 의장이 중립 의무를 어겼다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역시 같은 이유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단식을 풀고 새누리당이 국감에 복귀하기로 했지만 정 의장과 새누리당 사이의 갈등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새누리당은 단식, 국회 일정 거부라는 일종의 투쟁 방식을 철회했을 뿐 다른 형식으로 싸움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불쏘시개 거리만 있으면 언제든 파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둘째는 국정감사가 1주일 진행된 상태에서, 아예 국정감사를 받지 못한 기관의 국감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은 아예 열리지 못했다. 주 후반에 들어선 뒤에야 열린 상임위도 상당수다.(여당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경우 여당 의원의 결단 또는 야당 간사의 사회권 이양 등을 통해 열렸다.) 이 때문에 국감의 3분의 1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예정되어 있던 국감 가운데 상당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첫째 주에는 주요 기관의 국감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가령 법제사법위원회의 경우 대법원, 법무부, 감사원, 법제처 등에 대한 감사는 아예 진행하지 못했다. (감사원 국감은 사회권 이양을 통해 감사를 시작했지만, 본감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은 사회권 이양을 넘어 감사에 착수했지만,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실제 국감은 없었다) 문제는 이렇게 빠진 일정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3주간 진행되는 국감에서 1주일이 진행되지 않음에 따라 국감 일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본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빡빡한 정기국회 일정과 정 의장과 새누리당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국감 일정을 연장하는 식의 일정 변경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정이 새로 짜일 경우 개별 상임위 차원에서도 새로 국감을 진행할 경우 일반증인 채택 문제 등을 다시 밟아야 하는데, 상임위 차원의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셋째는 이미 야당 단독(야당 중심으로) 진행된 국감에 여당이 어떤 태도를 취할까 하는 부분이다. 야당의원이 상임위원장인 상임위나, 야당이 사회권 이양을 통해 진행한 상임위, 당론을 어겨가며 국방위 등은 이미 다소 차이는 있어도 국감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이들 기관의 국감은 이미 마친 상태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입장에서는 단 한 차례의 질문도 하지 못한 채 국감이 끝났다. 여당으로서는 그동안 여당이 참여하지 못했던 국감에 대한 참여 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아예 개시되지 못한 국감과 달리 이미 마친 국감에 대해 여당 의원들의 참여권을 어떻게 보장할까에 관한 문제가 된다.(앞서는 수업이 열리지 않은 경우 보강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면, 이 문제는 수업이 끝났는데 결석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더욱이 사정도 천차만별이다. 일부 상임위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고 일부는 야당 전원과 여당 간사만 참여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여당 의원들의 질의권 보장 문제 해결도 쉽지 않다. 이 역시 쟁점이다. 한 야당의원은 "국회가 정상화된 뒤에는 여당 의원들이 그동안 참여하지 못한 국감에 참여를 요구하는 등, 지난 1주일의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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