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생애주기에서 '소녀기 건강' 소외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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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소녀(Princess)여! 힘을 내라!"소녀기 건강은 무척 중요합니다. 이때의 건강이 여자 건강의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소녀들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에서 '소녀기'는 소외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계를 보면 건강에서 소년과 소녀의 차이점이 보입니다. 우선 지난해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부터 살펴보죠.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입니다. 운동과 신체활동을 열심히 하는 쪽은 소년들이었습니다. 반면 스트레스와 우울감, 자살 생각은 '소녀'들에게 많이 나타났습니다. 청소년의 격렬한 신체활동 실천율(하루 20분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실천하는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은 남은 50.8%, 여는 23.8%였습니다. 신체활동실천율(하루 60분, 주5일 이상)은 남 20.5%, 여 7.4%로 나타났습니다. 주 3일 이상 근력강화운동 실천율은 남 32.9%, 여 10.3%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여러 가지 안 좋은 부분에서는 소녀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은 남 26.9%, 여 28.9%였습니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남 29.6%, 여 41.7%로 나타났습니다. 중1~고3 여학생의 경우 10명중 4명 정도는 스트레스를 인지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응답을 보면 남 19.7%, 여 27.8%로 파악됐습니다. 역시 여자 학생들이 우울감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자살 생각률도 남 9.6%, 여 13.9%로 여학생이 많았습니다. 소녀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정확히 인구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매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성인구 변화를 보면 1944년 1259만9000명(50.2%)에서 지난해 2531만5000명(50.0%)으로 늘었습니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1965년 34.3%에서 2014년 74.6%로 급증했습니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도 1965년 37.0%에 불과했는데 2014년 51.1%로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 건강에 대한 인식은 부족합니다. 여성 건강권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여성 특유의 질병이나 여성 유병률이 높은 질병과 증상에 국한돼 이해돼 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즉 남성 기준으로 여성건강 수준을 파악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죠.또 여성의 신체적, 사회경제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개인별 특성에 맞는 여성 건강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의 개념을 "건강이란 질병이 없는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정신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를 뜻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병이 없다는 것만으로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여성의 일생주기 중 특징적 각각의 시기(생애주기)에 알맞은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소녀기에는 사춘기와 더불어 2차 성징을 포함한 급격한 신체적, 정신적 성장 시기여서 건강관리에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안 원장은 "소녀기에는 성교육, 영양을 포함한 보건 교육, 건강문제 진단, 예방접종, 몸과 자의식 등의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기석) 국립보건연구원은 22일 오후 2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여성건강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과 건강'을 주제로 영유아와 모성건강 사이에서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소녀건강'의 실태와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책 전략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소녀기의 건강문제는 미래사회 건강문제와 직결되는 일"이라며 "최근 사춘기 소녀의 성 건강이나 소외·저소득층 소녀들의 건강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포럼이 그동안 여성의 건강이슈에서 소외돼 왔던 소녀기의 건강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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