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규정 두고 한때 소동도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기 위해 열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첫날부터 대의원 선출 규정을 두고 파행을 겪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한편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첫날의 주제를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Make Ameirca Safe Again)’로 내걸며 보수층 표심을 공략하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아레나'에서 막이 오른 전당대회에는 미 전역에서 모인 2600여 명의 대의원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부터 시작됐다. 전국위원회(RNC) 라인즈 프리버스 의장은 개회선언과 함께 막이 오른 전당대회는 예정된 연사들의 연설을 들으며 순탄하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늦게 전당대회 지도부가 전당대회 규정 개정에 대한 요청 처리 절차에 나서면서 단상 아래 마련된 대의원석에선 소동이 일기 시작했다. 유타 주를 중심으로 ‘트럼프 선출 저지 운동’에 속한 대의원들이 일제히 “투표 규정 개정을 위한 투표를 당장 실시하라”라고 함성을 질렀다. 이들은 각 주별로 정해진 경선 결과에 따라 의무적으로 투표해야하는 규정을 바꿔 대의원들의 자유 의사에 맡겨야한다고 요구했다.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트럼프를 낙마시키기 위한 마지막 시도였던 셈이다. 이에 맞선 트럼프 지지 대의원들은 야유로 맞섰고 일부 대의원들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연단 주변을 맴도는 등 대회장에선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로인해 대회 진행이 일시 중단됐을 정도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현장의 대의원들에게 대의원 투표 규정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함성으로 각각 표시해달라고 물어본 뒤 “규정을 바꾸자는 요구 (소리)가 이기지 못했다”고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반대파대의원들은 “지도부가 우리를 속였다”며 항의했지만 이미 대회장 분위기는 트럼프 지지 분위기로 넘어간 뒤였다. 이후 전당대회는 버락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의 사실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실패한 국가 안보 정책을 부각시키기 위한 연설이 잇따르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2012년 벵가지 사태 당시 대사관에 근무하던 아들을 잃은 패트 스미스의 연설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내 아들은 벵가지에서 살해되기 직전에도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면서 “나는 (당시 장관이던) 힐러리를 비난할 수 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녀가 “나도 힐러리처럼 자식과 손자가 있다. 힐러리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울먹이자 대의원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아프가니스탄 참전 당시 반군의 기습 공격에 동료를 모두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특수부대 요원 마르쿠스 로트렐도 “트럼프만이 미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회 첫째날의 대미는 트럼프와 그의 부인 멜라니아가 장식했다. 대선 후보 부인이 전당대회에서 배우자에 대한 지지연설을 하는 것은 전당대회의 오랜 관행이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날 수락 연설을 해야할 대선후보 지명예정자가 첫날부터 연단에 등장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트럼프는 대의원들의 큰 함성과 한호 속에 멜라니아와 함께 무대에 올라 부인을 소개했다. 부인 멜라니아는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한 뒤 “그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고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적임자 ”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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