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檢 수사속도 '밀당' 고심하는 이유

조기 수사종결, 경제부담 최소화 구상…현실적인 수사 어려움, 유통기업 특성도 한몫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를 둘러싼 강약 조절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검찰은 대기업 수사의 특수성과 현실적인 제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 일정표를 짜겠다는 방침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수사는 검찰 입장에서 자존심 회복의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8개월) 수사와 KT&G(10개월) 수사에서 '장기전'을 선택했지만, 기대 이하 결과를 내놓았다.  롯데그룹은 재계 서열 5위의 거대 기업이라는 점도 검찰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저인망 수사' '광범위한 압수수색' 등의 수사방식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경제에 미칠 부담을 우려하는 외부의 시선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곪은 살'이 드러났는데도 적당히 봉합한 뒤 마무리하는 것은 '봐주기 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찰은 4일 롯데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예정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을 둘러싼 30억원 금품수수, 40억원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오너 일가를 직접 겨냥하면서 롯데그룹 정점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95), 신동빈 회장(61) 소환 시기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이들에 대한 소환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정책본부나 각종 계열사 재무담당 등 실무자 소환조사 단계"라며 "(핵심 측근들도) 아직은 부를 시기가 아니다.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검찰이 무작정 수사의 속도를 내기 어려운 환경도 주목할 부분이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일본 당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이는 일본 롯데물산 지배구조 파악과 회계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사업이 주축인 롯데그룹의 특성상 거래 과정이 다양하고, 관련자가 많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수사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존재하지만, 최대한 조기에 수사를 종결해 경제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검찰의 기본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규모 등을 고려해 될 수 있는 한 빨리 끝내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롯데보다 규모가 작은 대기업 수사도 4~5개월 정도 걸렸다는 점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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