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재발급 하루만에 '비밀번호 잊어버렸어요'…알고보니 '금융사기 의심계좌'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어요. 변경해주세요."21일 전북은행 수원지점. 전날 재발급한 통장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황 모씨가 직원 A씨에게 찾아왔다. 통장을 다시 받은 지 하루만에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 씨의 말을 수상하게 여긴 A씨는 해당 계좌를 전산조회했다. 알고보니 이 계좌는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이미 금융사기 의심계좌로 등록돼 있던 계좌. 이미 전북은행 소비자보호실로 사기거래 피해가 접수된 계좌였다.A씨는 황 씨와 동행인에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끌었다. 잠시 후 A씨는 두 사람이 화장실에 간 사이 경찰에 신고했고 5분 만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시중은행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JB금융그룹 전북은행이 금융사기 모니터링 시스템과 직원의 기지로 금융사기 피해를 막았다.금융감독원과 경찰청, 은행연합회 등 9개 금융협회는 '금융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3월부터 금융사기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이에 앞서 전북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 중이며 소비자보호실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금융사기 의심계좌와 대포통장 의심계좌에 대한 모니터링 등재 요건을 강화했다.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사기 이용좌수 발생비율이 지난해 상반기 0.18%에서 올해 상반기 0.02%로 대폭 감소했다.김광철 전북은행 소비자보호실장은 "모니터링 시스템과 직원들간의 유기적이고 신속한 대처로 금융사기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도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금융 범죄 예방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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