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어디까지 받아봤니]치토스 '한 봉지 더' 나올 때까지…추억 속 경품은?

1990년대 따조부터 만화책, 판박이…‘한봉지 더’ 행운까지 2000년대 N세대 성향 반영…보석, CD, MP3플레이어 인기

따조.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300원짜리 치토스와 50원짜리 덴버 풍선껌을 양 손에 쥐면 행복했던 그 시절.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이 간식거리는 당시 아이들에게 대단한 인기였다. 단순히 맛과 가격 때문이 아니다. 간식거리를 구입하면서 얻는 또 다른 재미, 일종의 ‘경품’ 때문이다. 아이들은 덴버껌을 감싸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판박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껌을 사고 또 사고, 치토스 속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그림딱지 ‘따조’를 수십장에서 수백장까지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1980~1990년대는 과자나 껌 등에 장난감, 캐릭터 등을 함께 넣어 파는 경품이 주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껌이나 사탕과 함께 소형 로봇, 건담 등을 제공하는 형태가 많았다. 1987년 롯데에서 출시한 ‘슈퍼조인트’는 풍선껌과 함께 소형 로봇을 제공했고 비슷한 시기 샤니가 내놓은 ‘슈퍼로빈’에 들어있던 건담 시리즈도 수많은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1990년대 초반 덴버껌과 비슷한 시기에 유행한 만화책껌도 인기를 모았다. 껌을 사면 작은 만화책이 시리즈로 들어있었고 나름의 주제 속에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1995년 오리온이 출시한 치토스는 국민과자나 다름없었다. 집집마다 따조를 안 모으는 아이들이 없을 정도였다. 아이들은 친구들끼리 모여 따조 내기 게임을 하기도 하고 따조를 연결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따조 외 치토스 속에 들어있던 경품, ‘한봉지 더’의 행운은 쉽게 오지 않는 또 다른 행복이었다. 이후에도 캐릭터 상품은 잇따라 출시됐다. 1999년 개그맨 김국진의 캐릭터 스티커가 담긴 ‘국진이빵’이 나와 인기를 끌었고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인기에 힘입어 ‘포켓몬빵’도 출시됐다. 장난감과 캐릭터 경품이 주를 이루던 1990년대가 지나고 2000년대에는 N세대의 성향을 반영한 보석, PC, MP3플레이어 등과 같은 실물 경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롯데제과는 조안나 아이스크림에 ‘다이아몬드를 찾아라’는 경품을 내걸고 제품 속에 실제의 다이아몬드와 진주를 넣는 판촉행사를 벌였다. 롯데제과는 또 ‘업그레이드 몽쉘’ 제품 안에 추억의 인기가요를 실은 CD를 넣어 젊은 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롯데칠성음료는 ‘2%부족할 때’를 포함해 칠성사이다 등의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즉석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이들 제품 뚜껑에 새겨진 행운의 번호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당첨자에게는 중형 승용차를 비롯해 노트북, MP3플레이어 등의 경품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백원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던 1980~1990년대는 순수함이 담긴 캐릭터나 로봇 등 작은 경품들이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 제품 구입 즉시 당첨을 확인할 수 있는 즉석 당첨이나 실물 경품 등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며 “유행이 돌고 돌면서 발전을 거듭하는 것과 경품트렌드는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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