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운명의 장난일까, 필연적 결과일까.' 당청 갈등에서 비롯된 여당 원내대표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현 무소속)에 관한 이야기다. 정 원내대표가 취임 2주 만에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 의원과 비교되고 있다. 당청 갈등을 빌미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압박을 받아 중대 위기를 맞은 수순이 자못 비슷하다. 사실 두 사람이 원내사령탑에 오를 때부터 당청 갈등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당청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계파 정치를 청산하고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당선 후에는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지만 청와대의 주문을 여과 없이 집행하진 않겠다"고 공언했다. 유 의원도 원내대표 취임 당시 '당 주도의 당청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좌절감'을 느끼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임기 초부터 소신을 내세우며 혁신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던 점이 화를 불렀다. 이 같은 행보가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것처럼 보이면서 친박계의 반발을 사고 당청 갈등으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4ㆍ13 총선 패배를 극복하고 20대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는 데 집중하면서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비대위원과 혁신위원장을 임명했다가 친박계의 반감을 샀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의원은 지난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발언, 국회법 거부권 사태 등으로 갈등이 표면화됐다. 유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놓고선 친박ㆍ비박 간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과거에 친박으로 불릴 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다. 정 원내대표는 범친박계로 분류돼 원내대표 선출 당시 친박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이유로 당시 박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원만한 관계가 꼽히기도 했다. 유 의원은 2005년 박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친박계로 자리 잡았고, 2007년 대선 경선 때는 박근혜 캠프에서 핵심 브레인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은 '2세 정치인'이라는 점도 닮았다. 정 원내대표의 선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은 6선 출신의 국회의원이고, 유 의원의 아버지는 지난해 타계한 유수호 전 의원(13ㆍ14대)이다. 두 사람의 수난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 원내대표가 일단 혁신위·비대위 인선 문제를 매듭 짓는다고 해도 당청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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