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낳은 오뚝이, 그들의 '정치 드라마'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민심(民心)의 심판을 받은 제20대 총선에선 유독 이변이 많았다. 지역주의 장벽을 허문 사례가 속출했고, 정치 거물을 꺾는 신인이 줄을 이었다. 당에선 버렸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도 상당수다. 정치권의 구태를 깨부수고자, 유권자의 표심이 만들어 낸 오뚝이. 그들의 고난과 역경이 담긴 정치 드라마를 들여다봤다. 3전4기 끝에 국회의원 배지를 거머쥔 전재수 더민주 당선자는 야권의 험지인 부산 북강서갑에서 당선됐다. 그는 55.9% 득표율로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을(44.1%) 1만360표 차로 제쳤다. 전 당선자는 2006년 5·31 지방선거, 18·19대 총선에서 출마했지만 연거푸 좌절했다. 이번 당선은 그의 인생 역전이자 동시에 지역주의 타파란 상징적 성과물이다.전 당선자와 같은 '3전4기·지역주의 타파형' 당선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쏟아졌다. 지역주의에 진절머리가 난 시민들의 속마음과 당선자들의 끝없는 노력이 결합한 시너지 효과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3번의 도전 끝, 대구 수성갑을 쟁취해낸 김부겸 더민주 당선자다. '여당 텃밭' 대구에 '야당 국회의원'이란 기염을 토해낸 김 당선자는 당선 일성으로 "더 이상 지역주의도, 진영논리도 거부하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운천 새누리당 당선자(전북 전주을)와 전현희 더민주 당선자(서울 강남을)도 해당 유형에 속하는 인물이다. 정 당선자는 15일 'BBS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제 대한민국이 지역갈등을 벗어나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가는 출발점 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전 당선자 역시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강남 자체에서 그동안 새누리만 찍던 그런 타성에서 벗어나서 변화의 바람이 일어났다"며 당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당에선 공천 배제·탈락됐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 돌아온 '나홀로 생환형'도 부지기수다. 유승민 당선자(대구 동을), 홍의락 당선자(대구 북을), 이해찬 당선자(세종) 등이 그 예다. 유 당선자는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와 비박(비박근혜) 간 계파 갈등에 결국 탈당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무려 75.7%의 득표로 당선, 당당히 복당할 예정이다. 이 당선자도 더민주로의 복당 의사를 밝혔다. 다만, 홍 당선자는 복당도 입당도 없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그간 정치권의 구태에 실망한 유권자의 표심은 골리앗이 아닌 다윗을 택하기도 했다. 그렇게 등장한 이들이 바로 '성공한 다윗형'. 대표적인 사례는 6선에 도전한 정치 거물 이재오 의원을 꺽은 강병원 더민주 당선자(서울 은평을)다. 해당 선거구에서만 4선에 성공했던 정치 거물 이인제 의원을 꺽은 김종민 더민주 당선자(충남 논산계룡금산)도 주목받는 이 중 하나다. 김 당선자는 '피닉제(불사조란 뜻의 피닉스와 이인제를 결합한 말)'로 불리는 이 의원을 상대로 두 번의 도전 끝에 승리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