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름 앞두고 야권 후보단일화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막판 파괴력을 발휘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후보등록 마감일 까지만 하더라도 야권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은 불투명했다. 후보 사퇴가 잇따르자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기획본부장은 25일 "당과 사전에 협의 없이 자의적으로 단일화한 데 대해서는 제명을 포함한 아주 강력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라며 엄포를 놨고, 정의당 역시 독자노선을 시사하기도 했다.그러나 일여다야 구도 속에서 야권 후보들의 패색이 짙어지고, 후보 단일화 요구가 빗발치면서 상황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이 본부장은 29일 "엄정 징계 대상은 공천장을 받고 당과 사전협의 없이 단일화를 이유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간 연대론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30일 "각 지역에서 (후보자) 연대가 이뤄질 경우 중앙에서 적극적으로 연대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후보단일화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25일 총선 후보등록 이후 전국에서 야권 후보단일화가 제안됐거나 추진된 지역은 10여곳에 달한다. 우선 서울 강서병, 대전 대덕구, 대전 동구에서는 더민주-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이고, 서울 중구성동구을, 관악구을, 영등포구갑, 경기 안산시단원구을, 경기 군포시을 등에서도 후보단일화 제안이 이뤄진 상태다.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지역도 탄생했다. 경남 창원시성산구에서는 더민주-정의당이 노회찬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 했고, 강원 춘천시에서는 더민주-국민의당이 허영 더민주 후보로 단일화 했다. 이같은 후보단일화가 진전 될 경우,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지던 이번 선거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 25일 실시해 28일 보도한 서울 중구성동구을 여론조사(유권자 600명, 응답률 1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0%p)에서 이지수 더민주 후보(19.2%)와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18.4%)의 합산 지지율은 지상욱 새누리당 후보(42.1%)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경남 창원시성산구도 마찬가지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21일 실시, 22일 보도한 창원성산 여론조사(유권자 762명, 응답률 1.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6%p)에서 노 후보(27.6%)와 허성무 더민주 후보(15.9%)의 합산 지지율은 1위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40.9%)를 넘어섰다.(여론 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외에도 여론조사 상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갑ㆍ을, 강서구갑, 강동구을, 경기 고양시갑, 성남시중원구, 수원시정 등에서도 야권이 단일화 할 경우 합산 지지율에서 여당 후보를 넘어서거나 대등한 수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새누리당은 이같은 단일화 움직임을 '야합'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총선 판세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바람이 대세로 자리잡으면 절대 우세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