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빠진 '모디노믹스'…개혁이냐 선거 승리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제1회 국제요가의 날을 맞아 뉴델리에서 열린 단체요가 행사에 참가했다. 사진=인디아TV 캡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야망에 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개혁이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기득권층의 반감에 부딪혀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면서 개혁이 동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블룸버그통신은 모디가 당초에 기획했던 개혁안들이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추진하려던 토지수용법과 노동법,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등 3대 개혁법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과 발전에 대한 인도 국민의 열망을 등에 업고 지난 2014년 취임한 그는 지난 2년간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7.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의 성장률을 추월했으며, 외국인 투자가 몰리면서 외화보유액은 2014년 3월말 47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350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고성장을 하는 가운데서도 저유가로 인해 물가상승률은 낮게 유지되었으며, 기업들의 영업마진과 세수는 동반 증가했다. 하지만 3대 개혁법안은 해결된 것이 없다. 대규모 사업을 가능케 하는 토지수용법에 대해서는 농민들의 반대가 심하고, 지역별로 상이한 세금제도를 통일하기 위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은 야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노동법 역시 노조의 반대에 발이 묶여 있다. 거기다 지난해의 투표 참패는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인도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지난해 11월 동부 비하르주 주의회 선거에서 지역정당인 자나타달에 크게 뒤지며 참패했다. 지난해 2월 델리에서 패배를 맛본 데 이어 두 번째다. 여전히 지지율은 58%로 높은 편이지만, 그가 거듭된 개혁으로 민심을 크게 잃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결국 모디는 내달부터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농업과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위주로 편성했다. 내달로 예정된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들 선거는 주정부뿐만 아니라 상원 구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여당인 인도국민당은 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원에서는 18%에 불과하다. 만약 선거에서 이 수를 뒤집지 못한다면, 향후 개혁에서 또 다시 야당의 반대에 부딪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 총괄 담당자였던 에스워 프라사드는 "모디 정부는 근본적인 개혁과 장기적인 생산성 상승을 위한 도약대를 마련하느라, 내국민들의 입맛을 맞춰주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IMF는 인도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개혁과정이 지지부진한 것은 성장성을 해치고 물가상승률을 높일 뿐더러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심리도 둔화시킬 수 있다"며 "마치 중국처럼, 전문가들에게 경제 데이터의 진실성에 대해서도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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