停止線 벗어난 정지선의 '공격본능'

시내 면세점 추가 획득 주력아웃렛 사업 확장, 모바일 강화 등 광폭행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전례 없는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잇딴 신규 출점과 시장 개척을 통해 올해를 그룹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그룹 기획조정본부 산하의 면세점 사업 태스크포스(TF)는 정부의 면세점 신규 특허 추가 발급을 유력하게 보고, 사업권 입찰을 준비중이다. 현재는 면세점을 입점시킬 부지를 비롯해 인근 지역 및 중소기업과의 상생전략 등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다. 정부는 이달 면세점 제도 개선 방안을 먼저 발표한 이후, 이르면 다음달 신규 특허 발급 여부를 결정해 공지할 예정이다. 면세점 사업은 지난해부터 정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전략사업 중 하나다. 그룹은 시내면세점 진입 이후 공항을 비롯해 해외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부지는 지난해 입찰 당시와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유력하다. 그룹 측은 이에 앞서 정부에 4개 이상의 특허 발급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업장 회복이 절실한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이나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 보다도 어조가 강하다. 지난주에는 공식 자료를 통해 "면세점 특허가 2개 이하로 허용될 경우 짜놓은 각본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특정업체 봐주기용이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또한 "현재 강북권에 치우친 문제점을 보완, 강북과 강남지역의 면세 관광산업 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면서 면세점 부지로서의 무역센터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공격적 행보는 아웃렛 사업에서도 두드러진다. 아웃렛은 최근 들어 백화점 수요를 대체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통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도심형 아웃렛 2호점인 '현대시티아웃렛 동대문점'을 오픈했다. 영업면적 3만7763㎡로 동대문 내 쇼핑몰 가운데 최대규모다. 작년에는 가산점과 프리미엄아웃렛 김포점을 선보였으며 다음달에는 송도점을, 하반기에는 가든파이브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신세계 사이먼이나 롯데 아웃렛과 비교했을 때도 광폭 행보다. 유통시장의 최대 채널로 급성장한 모바일 시장에도 정 회장은 의욕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올해 초 선보인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온라인몰 '더현대닷컴'도 꾸준한 성장세다. 출시 60여일이 지난 3월 현재 가입자수는 15만명 가량이며, 관련 매출 역시 목표치 대비 15%를 초과달성 했다. 온라인몰 오픈에 앞서서는 백화점 사업 30년 만에 브랜드로고(BI)를 '더현대(THE HYUNDAI)'로 교체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현대백화점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면세점 사업에 따른 그룹의 매출 증가 효과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옥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시내 면세점 사업권 추가는 현재 사업권이 없는 현대백화점 그룹에 가장 큰 기회"라면서 "신규면세점이 전체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비중은 5~15% 선, 3000억~1조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전략변화를 통해 기존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면서 "경쟁사 대비 가장 선전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총 7개의 신규출점과 기존점 개선으로 선순환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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