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아 '자수 회화', 아트바젤홍콩 인카운터스 참가

북한 자수공예가들과 협업, 남북 북단·이념의 불완전 녹여

함경아 작가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남한 작가의 이미지 디자인과 북한 자수공예가들의 협업이 만난 '자수 회화'가 이달 열릴 아트바젤홍콩의 대규모 설치작품 섹션에 출품된다. 작가 함경아의 작품으로, 이 자수 회화 연작은 반세기 전 역사 속 강대국들의 힘의 대립이 파생한 남북 분단, 긴장과 갈등, 오늘날의 현실을 반추하게 한다. 작품 속에는 작가가 북한 자수공예가들에게 도안을 보내는 복잡한 과정들, 공예가들이 자수라는 언어로 도안을 번역해나가는 이미지 작업, 다시 작가에게 작품이 전달되는 지난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이 자수 회화를 “실재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예술의 역할”이라고 정의한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24~26일 중국 홍콩 북부 완쯔 지구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제4회 아트바젤 홍콩에서 함경아 작가가 대규모 조각, 설치작품을 전시하는 인카운터스 (Encounters) 섹션에 참가한다고 14일 밝혔다.

함경아 작가의 '샹들리에-자수 회화 연작'

이번 전시에서 함 작가 작품은 총 5 개의 대규모 샹들리에 이미지로 된 자수 회화 연작 '당신이 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 다섯 개의 도시를 위한 샹들리에'다. 이 작품은 디지털 이미지를 수공예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미지의 구상성이 소실되고 추상성이 드러나 다자간의 연결과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수공 자수제작을 통해 예상치 못한 이미지들의 번역이 개입된다. 화려한 샹들리에는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열강들의 문화적 영향력과 그들의 사회적 공간이다. 이 샹들리에가 공중에 흔들리거나 바닥에 추락한 상태는 거대 권력, 이념이나 담론의 불완전성, 추락이나 붕괴를 은유한다. 또한 희미한 불빛과 연약하게 무너진 샹들리에를 통해 여전히 지속되는 이념적 갈등과 분단 상황, 역설적 관계들을 시사한다. 아트바젤 홍콩은 홍콩 아트페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8 년에 시작되었으며, 2011 년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에서 인수, 이후 아트바젤 홍콩으로 출범했다. 이 행사에서 진행되는 인카운터스는 동시대 작가들의 대형 조각, 설치 작품을 특화한 섹션이다. 올해 인카운터스에는 인도네시아 출신의 유머러스하고 사회풍자적인 설치 및 미디어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컬렉티브 그룹 트로마라마 (Tromarama), 미니멀한 조각을 선보이는 장딩 (Zhang Ding), 그리고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아내였으며 동시대 주요한 여성작가 이사 겐즈켄 (Isa Genzken) 등 총 16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규모의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함경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지난 2013년 인카운터스 섹션에는 양혜규 작가의 블라인드 설치 작품 ‘단조롭고 불확실한 나날의 기록’과 2014년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 연작이 소개된 바 있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레저팀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