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총]'돈 안되는 설비 가동중단'…포스코, 개혁고삐 더 죈다(상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문제원 수습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돈 안되는' 비효율 설비는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숨어 있는 잠재 부실은 모두 털고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1조원의 비용 절감을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권 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한 해 철강은 공급과잉 해소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경제 침체로 수요부진까지 심화되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권 회장은 "20년전 가격으로 회귀한 철강가격은 이러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철강의 본원 경쟁력 강화, 저수익ㆍ비핵심사업 구조조정, 신성장 사업, 윤리 경영인프라 구축 등 4대 혁신 아젠다를 중심으로 경영활동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 회장은 "올해 역시 어려움이 계속되고, 특히 아시아지역은 중국 과잉생산 물량의 저가 수출 내몰림이 심화되며 업황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구조개혁에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과거 성장시대에 통했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며 "그룹의 사업구조를 수익성 관점에서 혁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구조조정의 방향을 재무구조 중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수익성 위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업 구조는 철강사업을 중심에 두되, 그룹 사업은 트레이딩ㆍ인프라ㆍ에너지ㆍ소재 등 4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각 분야는 다시 솔루션 트레이딩, 스마트 시스템, 발전사업, 에너지 소재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권 회장은 "사업군별 책임관리 강화를 위해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체제를 정비, 독자 생존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에도 나선다. 권 회장은 "극한적 저비용 구조로 운영체제를 전환한다"며 "구매부터 생산, 기술개발, 나아가 경영자원 관리에 이르는 조직 운영 전 부분을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수익 비효율 설비는 가동 중단도 검토하겠다"며 "올해 말까지 1조원의 비용절감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포스코에서 5200억원, 나머지 계열사에서 5000억원 가량 비용 절감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에서 제품을 고급화하고 가격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것이 생존의 방향"이라며 "작년보다 한층 도전적으로 고수익 강종 판매 목표를 설정하고 해외법인에서도 본사와 연계한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40% 가량 생산한 월드 프리미엄 제품을 올해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주주총회에는 제48기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가지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내이사에는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사장이 물러나고 최정우 부사장(가치경영센터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분기배당제 도입을 위한 조문 정비도 마쳤다. 이사 보수한도는 사내이사 5명을 포함한 총 12명에 대해 지난해와 같은 70억원 한도로 정해졌다. 사업목적에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추가하며 고유기술 판매 사업도 공식화했다.주총 중 주가 하락에 반발하는 소액 주주들도 있었다. 한 소액주주는 "구조조정을 해서 성과를 올렸다는 얘기도 있는데 주가는 왜 계속 떨어지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3월 27만8000원(3일 기준)에서 현재 21만600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일부 주주는 주가 하락에 주주피해가 커졌음에도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70억원으로 유지하는 안건이 상정된데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는 보수한도를 유지하라는 의견과 충돌하며 의사 진행이 30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소통 기회 확대 차원에서 질의응답 코너도 신설돼 눈길을 끌었다. 주주들은 장기 성장계획, 올 한 해 수익성 전망, 분기배당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중국의 철강사업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조조정 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수익이) 하락하지 않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일회성 비용을 최소화해 순이익을 많이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는 해외 주주대표와 기관투자자 등 국내외 주주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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