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恐지능 시대]AI업계 히든챔피언은 '영국'…애플·아마존·MS도 '러브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앨런 튜링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비치. / 사진=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스틸컷

거액 투자로 스타트업 인수 러시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 튜링의 나라[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2경기 연거푸 이기면서, AI의 본고장인 영국의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영국 AI 스타트업 인수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는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인 데미스 하사비스가 런던 대학 출신 친구들과 2010년 공동 창업한 회사다. 구글은 2014년 1월 딥마인드를 약 4억파운드(약 6890억원)에 인수했다. 구글이 그동안 유럽 대륙에서 인수한 회사 중 최고가다. 그 때만 해도 이 회사는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고, 팔 만한 제품도 거의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미국 대기업들의 러브콜은 쏟아졌다. 가디언은 이 회사가 구글에 인수되기 직전 페이스북에서도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딥마인드는 옥스퍼드 대학 출신들이 창업한 AI 스타트업인 다크 블루랩ㆍ비전팩토리를 각각 인수하기도 했다. 영국 AI 스타트업들에 대한 미국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2012년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케임브리지에서 창업한 이비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자연어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AI 플랫폼에 특화된 회사다. 당시 아마존은 인수 목적을 뚜렷이 밝히지 않았지만, 2년 뒤인 2014년 아마존이 케임브리지 대학에 배송용 드론 테스트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보면 인수 목적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애플 역시 지난해 케임브리지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보컬IQ를 인수했다. 아이폰에 탑재된 AI 비서 '시리'가 인간처럼 말을 하고, 더 쉽게 자연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가르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시리는 지속적으로 성능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악센트의 차이나 특정 명령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위프트키를 1억7600만파운드에 인수했다. 스위프트키는 세 명의 케임브리지 대학 졸업생이 창업한 회사로, AI를 활용해 컴퓨터 자판을 자동 완성시켜주는 키보드앱으로 유명하다. 이 앱은 앞부분 몇 글자를 치면 나머지 글자가 완성되어 나오도록 해 주어, 사용자들의 입력 수고를 덜어준다. 유명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탄 휠체어의 컴퓨터에도 스위프트 앱이 설치되어 있다.

실제 앨런 튜링

영국의 AI 기술이 강한 이유는 뭘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 박사로부터 시작된 전통을 언급하며 AI 부문에서 영국의 약진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와 인간을 구분하는 '튜링 테스트'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미국 CNBC는 영국 최고 대학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졸업생들의 창업과 이들이 설립한 기업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성공 비결을 찾았다.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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