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마케팅]용량 늘리고 예전값 '착한 음료'네

오리온, 롯데제과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착한 포장'용량 늘렸지만 가격 유지, 소비자 신뢰 높여 매출 증대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제과업계가 단행해온 증량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 이른바 디테일 경제가 음료업계에도 번지고 있다.패키지 리뉴얼 통해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재활용을 독려하는 등 관련 업체들의 다양한 행보가 눈에 띈다. 이러한 디테일은 판매량 증대는 물론 이미지 재고에도 도움을 줘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 10억개 돌파를 기념해 양을 늘린 한정판 ‘팔도비빔면 1.2’를 출시했다. 팔도비빔면 1.2는 가격은 동일하고 양은 기존 제품 대비 20%를 늘렸다. 또한, 순창고추창을 사용하고 참기름을 강화해 맛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팔도비빔면 1.2 제품은 기존 제품 가격(860원)과 동일하며, 면과 액상스프의 양을 각각 20% 늘려 제품의 중량은 130g에서 156g으로 증가했다. 팔도비빔면 1.2는 1000만개 한정판으로 출시되며 이는 팔도비빔면 연간 판매량의 15%에 해당하는 양이다.롯데칠성음료는 기존 500ml 페트 제품의 칠성사이다의 용량을 20% 늘려 600ml로 새롭게 출시했다. 용량은 늘렸지만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600ml 칠성사이다 페트제품은 전체적인 패키지 모양과 라벨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하고, 크기만 키웠다. 라벨 상단에는 ‘500ml+100ml UP’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최근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대용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 제품 증량을 단행한 것이라고 롯데칠성음료 측은 설명했다. 특히 제과업계 등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착한 제품’ 트렌드도 반영됐다고 말했다.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생수 제품인 '아이시스'가 지난해 9월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서 운영하는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제도'의 재활용이 용이한 포장재 1등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새롭게 출시되거나 기존에 판매되던 제품을 대상으로 재활용이 얼마나 쉽게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제도다.
업계에 분 착한포장 마케팅은 지난해 오리온이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제품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과도한 질소를 넣어 '질소 과자'라는 오명과 함께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던 제과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개선의 노력을 보인 것이다.오리온이 주력제품인 ‘초코파이 정’과 ‘포카칩’의 양을 각각 11.4%와 10%가량 늘리고 ‘뉴팝’과 ‘젤리밥’ 등으로 증량 제품을 확대하고 했다.오리온은 착한 포장 캠페인으로 과자 중량을 늘려 ‘질소 과자’라는 오명을 벗고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에 이어 롯데제과도 ‘롯데 초코파이’와 ‘자일리톨껌’의 중량을 각각 11.4%, 11.3% 늘렸다. 초코파이는 마시멜로우와 초콜릿을 더 넣었고 자일리톨껌은 한 봉지당 7알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제과업계는 포장 개선 노력도 지속할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꼬깔콘’의 포장공간 비율을 18%에서 16%로 줄이고, 찰떡파이 역시 케이스 공간을 12.4%에서 7.1%로 줄였다. 오리온은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는 등 제품 내 공간 비율을 25% 미만으로 낮췄고 연간 약 88톤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환경 친화적’ 포장재 개선작업도 진행했다. 인기제품의 양을 늘리면서 매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무게를 10% 늘린 오리온 포카칩의 지난해 10월 증량 이후 한 달 만인 12월 매출이 전년대비 21% 급증했다.제과업체 관계자는 “‘착한 포장’이 소비자의 불신을 허문데다 매출 증대라는 성과까지 이뤄냈다”며 “앞으로 업계에 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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