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선 버티기냐, 1700선 추락이냐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선미 기자] "1800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 "바닥을 알 수 없다." 한국 증시가 패닉에 빠지면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응답 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20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폭락하자 증권사들이 지난 연말에 내놓은 올해 지수 전망치가 허무하게 무너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뚜렷한 악재마저 찾을 수 없다며 허둥대고 있다. '바닥이 어디냐'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증권사의 코스피 밴드 하단은 '1800 대 1700'으로 요약된다. 대다수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밴드 하단이 무너진 상황이지만 1800선은 지킬 수 있다는 게 대세이다. "아니다. 아직 바닥은 알 수 없다. 17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1일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800선 지지를 주장했다. 그는 20일 코스피가 장중 1830까지 내려갔는데도 "코스피 밴드 하단으로 잡은 1870을 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1800선 지지의 배경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들었다. 그는 "하단 접근의 경우 PBR 1배는 1910선, 0.95배면 1820선 전후"라며 "한국 증시는 2010년부터 5년 동안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해도 PBR 0.95배가 하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가 작년 저점에 근접할 정도로 밀린 만큼 지금이 '바닥'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증시 하락이 외부 충격으로 인한 것인 만큼 외부 충격이 완화 조짐을 보이면 코스피는 바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코스피가 외부 충격으로 2% 넘게 빠졌지만 1800선을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나 연구원들은 바닥이 지금보다 더 밑에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밴드로 1850~2150을 예상하고 있지만 신흥국 리스크를 감안해 하단을 1700까지 내려 잡았다"며"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한 연구원은 "중국 리스크가 또 터지고 미국 금리 추가 인상 요인이 불거지면 외부발 충격이 더 거세져 1700선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다시 1800 위로 반등하려면 뚜렷한 호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외의 급락에 지금은 전망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나왔다. 코스피의 급락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전혀 알 수도 없고,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판단하기보다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일시적인 패닉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오는 3월까지는 지켜보는 게 좋겠다"며 "거래량 등 국내 증시의 여건이 다른 국가의 시장보다 나쁘지는 않지만, 주도주와 모멘텀 부재, 수급 기반 약화 등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안 심리가 진정되고 나면 하락세는 주춤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바닥권에서 부진한 양상이 1개 분기 정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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