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0원 시대]수출·소비자물가 달성 청신호될까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과 위안화 평가절하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를 돌파했지만 우리 경제에 악재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강달러 기조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국내공장 생산분 중 70%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만약 미국에서 판매되는 쏘나타 가격이 1만 달러라고 가정할 때 환율이 1달러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오르면 매출액은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수익성도 그만큼 개선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연간 영업익이 1.6%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 현대차의 실적엔 원·달러 환율외에도 엔화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통화 가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바로 수익개선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 3분기가 그런 경우였다. 당시 현대차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보다 10.1%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8% 감소한 1조5039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로 이익은 늘었지만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통화와 유로화 가치의 하락으로 비롯된 결과였다. 삼성전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은 결제가 달러화로 이루지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받는다. 금융투자업계는 원·달러 환율 연평균 당초예상보다 10원 상승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000억원 내외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강달러 기조를 보였던 지난해 3분기 약 8000억원 정도의 환율효과를 봤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에 큰 변화가 없었던 지난해 4분기엔 이같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강달러 기조는 물가상승의 압박요인이 되기도 한다. 강달러 기조는 수입물가 상승과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단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유가 변동보다는 시차가 좀 길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환율 상승에서 유가의 급격한 하락이 이어진다면 강달러 기조의 물가 상승 효과는 그만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해 8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효과는 유가보다는 시차가 좀 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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