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올해 5월 평택에 100억원을 들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응용연구소를 세운 독일 화학·바이오기업 머크가 추가 투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사장은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에 진행한 투자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OLED 기술이 향후 어떻게 방향을 잡아나갈지 명확해지면 해당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1668년 설립된 머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약·화학회사다. 최근에는 헬스케어·생명과학·기능성 소재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독일 담스타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89년 한국에 처음 진출했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
한국에서는 전자소재 분야에서 LG전자, 삼성전자와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1년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OLED 연구소를 세웠고 올 5월에는 평택에 OLED 응용연구소를 개설했다. 지난해 기준 그룹 총 매출액은 113억 유로(한화 약 14조원)다. 올 3분기에는 환율과 전 사업분야 성장에 힘입어 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머크가 한국에 OLED 사업의 닻을 내린 것은 그만큼 한국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룬트 사장은 "한국기업이 만든 디스플레이는 전세계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과 비교해도 테크놀로지 계층면에서 봤을때 수년 정도의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비교하며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그룬트 사장은 "한국 기업은 (OLED 사업분야에서) 기존의 기술적 장점을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분야 투자, 탐색할 의지가 강하고 실제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한국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건 차근히 신뢰를 쌓아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최근에는 미국의 생명과학기업인 씨그마알드리치 인수를 마무리하며 또 다른 사업 영역인 바이오 등 생명과학분야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양사는 18일 통합 출범한다. 한국에서는 오는 20일 통합출범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그룬트 사장은 "미국 내 입지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늘었다"며 "사업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통해 고유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원활하게 통합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약 출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룬트 사장은 "항암제, 면역항암제 분야에 관심이 큰데 인구고령화 니즈를 충족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한국기업들이 적절한 역량 갖췄다면 신약조제개발에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룬트 사장은 이날 머크의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이번 새 브랜딩 작업은 14년 만에 이뤄졌으며 '2018년을 향하여'라는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룬트 사장은 "시각적 정체성을 갖고자 로고를 단순화했다"며 "머크에 그간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변천사를 잘 대변하지 못한다는 판단하게 브랜딩 작업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수된 기업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던 기존 관행에서도 벗어나 '머크'로 브랜드를 통합한다. 이번 브랜드 통합에 따라 머크의 사업 브랜드인 머크 세로노와 머크 밀리포아는 사라지게 된다. 세로노와 밀리포아는 각각 2007년, 2010년 인수된 생명과학 기업이다. 미하엘 그룬트 대표는 "단순한 의약과 화학사업 그 이상이 되겠다"며 "계속해서 고품질의 연구, 혁신과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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