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시장 잡으려면 AIIB 지분율 높여야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조슬기나 기자] 우리 정부가 27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중국에 공식 통보했다. 이번 가입 결정은 7300억달러(806조원 상당) 규모의 유라시아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은 물론 향후 외교적인 문제까지 전략적으로 고려됐다. 우리 정부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AIIB 예정창립회원국들과 지분 배분을 두고 협상을 벌이게 되며, 향후 유라시아 인프라 개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지분을 갖는 것은 물론 상임이사직을 확보해야 하는 등의 숙제를 남겨뒀다.◆지분율 두고 치열한 협상 예고= 가장 큰 과제는 '지분율 확보'다. 우리나라는 기존 예정창립회원국의 동의 절차를 거쳐 예정창립회원국의 지위를 얻게 되고, 오는 6월까지 설립협정문 협상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예정창립회원국들과 지분 배분을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지분 결정 과정에는 각국의 경제규모와 역내·역외국 배분비율, 눈에 보이지 않는 외교력 등 여러 요소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경제규모와 위상에 걸맞은 치대한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지분을 경제적 기준으로 결정한다고 한 바 있으나 여기에 추가적 요소를 더해서 할 것"이라며 "역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중국, 인도에 이어 3위 정도인데 역내국, 역외국 간 비중 등을 회원국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아시아개발은행(ADB)과 미주개발은행(IDB)도 역내국가와 역외국가에 대한 지분 배분에 차등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역내와 역외 비율을 70대 30으로 할 지, 80대 20으로 할 지에 따라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게 된다. 또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에 대해서도 일정 규모의 지분을 줘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지분율에 영향을 주게 된다.우리나라의 출연금도 지분율에 따라 결정된다. 최 국제경제관리관은 "중국이 AIIB 납입자본금을 100억달러로 합의했다"며 "지분율이 결정나게되면 이에 따라 납입자본금도 결정난다"고 덧붙였다.이처럼 정부가 지분율에 가장 큰 관심을 두는 것은 지분율에 따라 AIIB에서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일반적으로 지분율과 투표권이 같이 가는 게 원칙"이라며 "중국의 경우 당초 50%의 지분율을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36개국이 가입한 만큼 지분율이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다소 늦게 가입의사를 밝힌 것은 지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최 관리관은 "창립회원국 모집 마감시한인 3월 말 이전에 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협정문 논의 과정에서 국익을 반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창립회원국으로 참여를 하게만 된다면 (가입의사) 통보가 늦어져서 지분율에 손해보는 것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상임이사 자리 확보도 관건= 우리나라가 AIIB에 가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구 운영 등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 정부는 그동안 AIIB의 지배구조나 세이프가드 개선의사를 적극 표명해왔다. 송 국장은 "기존 국제금융기구는 이사회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는데 AIIB는 이사회보다는 경영진(사무국) 위주로 운영하는 방식이 초기에 논의됐다"면서 "중국과 사전 협의 과정에서 이 부분을 많이 개선해 이사회 권한을 키운 것이 가장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AIIB의 상임이사 자리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AIIB는 초기에는 상임이사 대신 비상임이사를 두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 국장은 "체결된 MOU를 보면 창립멤버(예정창립회원국)가 되면 향후 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데 특혜를 주는 것으로 돼 있다"며 "상임이사 체제가 돼야 이사회가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협상에서 더 진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우리 정부는 다음달부터 AIIB 예정창립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설립협정문 논의회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중국과 몽골에서 1, 2차 회의를 열었고 4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3차 회의를 갖는다. AIIB 가입을 앞두고 이에 반대해온 미국과도 사전 조율이 있었다. 최 관리관은 "AIIB가 국제적 수준에 맞는 기관이 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고, 우리와 의견이 같아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AIIB 추진경과 및 향후 일정>2013년 10월 / 시진핑, 아시아 순방 중 설립 제안2014년 상반기 / 중국, 한국 정부에 '비상임이사' 자격으로 참여 제안2014년 10월 / 중국 주도로 21개국 설립 공식 선언2014년 11월 / 시진핑, 한중정상회담에서 한국 참여 공식 요구2015년 3월12일 / 영국, G7국가 중 첫 참가 표명2015년 3월26일 / 한국, 참여 최종 결정2015년 3월말 / 창립회원국 모집 마감2015년 6월 / 협정문 서명2015년말~2016년초 / 공식출범세종=조영주·오종탁 기자 yjcho@asiae.co.kr부산=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정치경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