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안심대출 혜택 확대에 역량 집중해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렇게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기대 이상의 안심전환대출 광풍에 대해 금융당국은 대체로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주택 보유자들의 빚 부담에 대한 핵심을 짚어냈다는 자평인 것이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에 허덕이던 사람들은 정부가 터준 작은 물꼬로 너도나도 달려들었다. 금융당국은 애초 안심대출 연간 한도를 20조원으로 잡았는데 출시 이틀 만에 9조원이 사용됐다. 이런 속도면 내달이면 한도액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바빠졌다. 실시간으로 승인액을 업데이트하는 한편, 안심대출 추가 출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연간 한도를 40조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사각지대도 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단위농협을 사용하는 2금융권 대출자들이다. 어제 열린 금융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2금융권 확대를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왔다가 이슈가 되자, 당국은 "결정된 바는 없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을 2금융권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2금융권 대출 억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래저래 2금융권 서민들만 고통을 겪고 있다.  단위농협을 이용하는 대출자 중에선 자신이 2금융권 고객이란 점을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같은 농협인 줄 알고 안심대출을 신청하러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서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저소득층의 담보대출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가장 빠르고 부채 상환능력은 가장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한 2금융권 이용자는 "생활비 아껴서 원금상환 할 테니 희망이 생길 수 있도록 꼭 좀 해 달라"는 말을 전했다. 정부의 말처럼 안심대출 출시 목적이 '가계대출 체질개선'이라면 서민층의 대표적 이용처인 2금융권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수요를 해소하는데 정책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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