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불안 넘어 이제는 '전세공포'

분양은 충분해도 입주는 쥐꼬리39주째 오르막,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민찬 기자] 다음 달 전국적으로 4만 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분양되지만 같은 시기 입주물량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서울의 경우 다음 달 입주예정 아파트가 전체 입주물량의 3.6%밖에 되지 않는다. 전세불안은 몇 년째 지속되고 있고 지난해 극에 달했다. 나아지리란 기대를 할 수도 없다. 불안을 넘어 이제는 '전세공포'다.올봄 이사철과 재건축 이주수요가 맞물리는 시점에 새 아파트 공급물량도 줄면서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분양은 충분해도 입주는 쥐꼬리=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 달 새 아파트 입주(임대 포함)는 1만3675가구로 이달(2만2371가구)보다 38.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입주물량은 73%가 줄어든 2235가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6.2%(4387가구)가 줄었다. 수도권을 다시 서울과 인천·경기로 쪼개서 들여다보면 더 암울하다. 다음 달 서울은 용산구 문배동과 중랑구 면목동에서 총 497가구가 입주하고 나머지 수도권 입주물량 1738가구는 모두 인천 서창지구의 국민임대 아파트다.반면 설 연휴 이후 다음 달까지 아파트 분양은 전국 45곳에서 4만가구가 넘는다. 국민임대와 장기전세임대를 제외하고도 3만7000가구에 달한다. 리얼투데이는 수도권에서만 26곳, 2만6516가구가 분양하고 이 중 2만3625가구를 일반분양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다.결국 분양은 풍부하지만 당장 들어갈 살 집(입주) 부족이 누적된 것도 전세난의 요인인 것이다.이승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주택경기가 얼어붙었던 2010년 이후 대구·부산·경남 등을 위주로 분양이 넘쳤지만 서울과 외곽지역의 분양이 줄었던 게 현재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서울시는 올해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서만 재건축으로 1만3000여 가구가 이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에까지 수요가 몰려 극심한 전세난이 불 보듯 뻔하다.

◆39주째 오르막,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수도권 전셋값은 지난해 5월 이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시장의 비수기임에도 상승 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집주인들이 대거 월세주택으로 전환하며 월셋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임차인들은 여전히 전셋집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주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수급불균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지난주 수도권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4% 오르며 39주째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 겨울 한파도 전셋값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전셋값은 연초까지 0.1%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매주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시도별로는 서울(0.25%), 경기(0.25%), 제주(0.21%), 충북(0.20%), 인천(0.14%), 대구(0.13%), 강원(0.12%), 경북(0.09%) 등의 순으로 상승했다. 서울은 지난주 대비 상승 폭 확대되며 오름세 지속됐다. 특히 강남지역 대비 0.29% 오르며 상승 폭이 가팔라지고 있다.전셋값이 장기간 상승하자 최근에는 중대형 평형의 전셋값이 크게 뛰고 있다. 중소형이 이미 매매가에 육박하자 중대형으로 옮겨가는 수요 증가 영향을 받는 것이다.실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153㎡를 초과하는 대형 평형의 전셋값은 0.27% 상승해 지난주에 이어 가장 많이 올랐다. 102㎡ 초과~135㎡ 이하 평형도 0.24% 올랐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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