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내리고 대출금리 올리고…은행 수익확보 진땀

쪼그라든 순이자마진에 예대마진 확보 총력…핀테크·동남아 진출도 적극적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장기 저금리 상황에서 별다른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예대마진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는 더욱 떨어뜨리는 한편 대출금리는 눈치껏 올리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ㆍ신한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은 예ㆍ적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국민은행은 11일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만기이자지급식ㆍ월이자지급식)'의 금리를 0.10%포인트 낮췄다. 따라서 이 상품의 만기이자 지급식 3년 만기 금리는 연 2.40%에서 연 2.30%로 내려갔다. 변동금리형 역시 0.15%포인트씩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에도 'KB창조금융예금', 'KB Hi! Story정기예금', 'KB Smart★폰예금'의 금리를 0.20%포인트 가량씩 이미 내린 바 있다.신한은행은 20일부터 대표적 브랜드 통장인 '신한S20통장' 우대이율을 최고 연 2.50%에서 연 2.25%로 인하했다. '신한미래설계통장' 역시 우대이율을 최고 연 2.50%에서 최고 연 2.25%로 낮췄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 15일 '자녀사랑통장'의 최고금리를 연 2.50%에서 연 2.10%로 0.4%포인트 내렸다.우리ㆍ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아직 예금금리 인하 소식이 없지만 곧 금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0%로 인하한 데다 10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총액은 580조8540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3780억원이 더 늘어 은행의 수신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반면, 일부 은행은 대출금리를 되레 높였다. 한국씨티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금리를 올렸다. 이에 따라 'NEW ACE 장기담보대출' 금리는 연 3.59%에서 연 3.62%로, '굿뱅크장기 모기지론' 60개월 변동주기 상품 금리도 연 4.52%에서 연 4.64%로 올랐다. 이 은행 신용대출금리도 0.03∼0.12%포인트 올랐다.대출금리 상승은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가 계속 하락해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과 대치된다.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2.17%)보다 0.07%포인트 하락한 2.10%를 기록했고 3월부터 역대 최저치를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전달보다 0.04%포인트 내린 2.58%로 역대 최저치다. 이렇듯 조달금리는 낮아지지만 일부 은행은 수익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강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올 3분기까지 국내은행의 누적순익은 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익 3조9000억원을 넘어 개선 추세다. 그러나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창구인 순이자마진(NIM)이 3분기 1.81%를 기록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수수료 수익 개선마저 여의치 않아 내년도 금융산업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국내 경제성장은 침체돼 있고 금융산업도 불황에서 벗어날 '한 방'이 안 보인다"며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예금금리 인하 속도에 못 미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내년에 소액대출이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어서 시중은행들의 예대금리 마진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핀테크(금융+기술)와 동남아시아 진출 등에서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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