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일본 정부의 양적완화정책으로 현지 완성차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환율흐름이 지금과 비슷했던 2000년대 중반 외형확대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품질수준을 높여 브랜드 가치를 제공하는 등 중장기적인 포석을 깔고 있다는 뜻이다. 해외시장에서 경합도가 높은 한국 완성차업체로서는 일본 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은 24일 간담회에서 "도요타는 지난 2005~2007년 엔저 시기 공세적으로 양적확대 성장전략을 추진했으나 이번에는 안정적인 성장기조 아래 장기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 같이 진단했다.시장을 선별해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시장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는 등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얘기다.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완성차업체는 최근 1~2년간 엔저로 인해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실현하는 등 엔저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런데 10여년 전인 2005~2007년에도 환율흐름이 현재와 비슷했다.도요타의 경우 이 시기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외형확대에 치중했다. 2003년 678만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해마다 50만~80만대씩 늘려 2007년 937만대까지 늘렸다. 이 당시 영업이익률도 8.6~9.4%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다. 박 소장은 "당시 도요타는 지역별로는 미국, 제품은 소형차를 앞세웠으며 프리우스 후광효과를 통해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후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등 품질문제가 불거졌다. 짧은 시간 안에 지나치게 외형을 키운 탓이 컸다. 이 같은 일은 반면교사로 삼은 한편 2010년 이후 수년간 엔고가 이어지면서 나빠진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안정적인 성장전략을 택한 측면이 크다고 박 소장은 분석했다.아베 총리의 집권기간이 늘어난 데다 2020년 도쿄올림픽, 글로벌 달러강세 현상 등이 맞물려 엔저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연구소 측은 내다봤다. 엔·달러 120~130엔대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박 소장은 "초(超) 엔저 시대"라고 표현했다.한편 연구소는 올해 전 세계시장 완성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 늘어난 8383만대, 내년에는 3.9% 정도 증가한 871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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