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1000억불 시대로…] 베트남 몽즈엉1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꽝닌(Quang Ninh)성 몽즈엉(Mong Duong) 지역은 탄광 밀집 지역이다. 아직 도로 인프라가 좋지 않아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4시간이 넘게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한적한 이 시골마을에서는 베트남 북부 주민 600만명이 생활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거대 화력발전소 건설공사가 한창이다.현대건설은 2011년 9월 베트남전력청(EVN)으로부터 '몽즈엉1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석탄화력 발전 규모 1080MW급으로 베트남 최대 규모다. 수주금액이 14억6000만달러 규모로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이 공사는 베트남의 만성적인 전력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 공사비 70%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나머지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융자 형태로 지원하는 공사다.작년 이맘때 보일러 급수용 순수(純水ㆍ미네랄을 제거한 순수한 물) 생산을 시작으로 지난 8월부터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완공을 1년가량 앞두고 하루 5000여명의 근로자들이 분주히 작업한다. 대형 보일러와 굴뚝, 스위치야드(생산된 전기를 모아 보내는 곳), 행정동 등 주요 시설들은 대부분 시공이 완료된 상태다. 특히 굴뚝 높이가 빌딩 60층 높이인 220m에 이르고, 보일러 연료로 사용되는 무연탄 12일치를 저장할 수 있는 창고를 비롯해 엄청난 규모의 건축물 등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이 현장은 베트남전력청에서 순환유동층보일러(CFBC) 대형 270MW급을 처음 채택해 도입하는 발전소다.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 기술로 효율이 떨어지는 저질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더라도 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다. 베트남 북부는 무연탄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휘발분과 열량이 낮아 일반 보일러로는 연소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일반 보일러는 석탄을 미세한 가루로 만들어 공기 중에 분사한 후 연소한다. 이 때문에 공정과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CFBC 보일러는 저질 연탄을 5㎜ 크기로 잘게 부숴 사용하고 로(爐)내에서 타지 않은 석탄을 다시 순환시켜 태우는 완전연소 방식을 채택해 열효율이 높고 환경오염도 적은 장점을 갖고 있다. 몽즈엉1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은 현대건설에도 큰 의미가 있다. 베트남은 대표적인 전력 부족국가로 이번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내면 앞으로 이곳에서 추가 발주될 석탄화력발전소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1966년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베트남 건설시장에 진출했고 이제껏 20여건의 크고 작은 공사를 완공했다. 1998년에는 하노이 인근 팔라이에 600MW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했다. 당시에는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일부 기자재 공급과 시공을 총괄했다. 지금 공사 중인 몽즈엉 현장은 현대건설이 종합설계시공(EPC) 방식으로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괄 턴키 방식으로 맡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가 소형 CFBC 보일러를 활용한 화력발전소를 단순 시공으로 건설한 적은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처럼 대형 CFBC 보일러를 EPC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은 몽즈엉 발전소가 처음이다. 이 공사는 팔라이 발전소 공사에서 보여준 완벽한 시공능력과 기술력에 감탄한 베트남전력청이 현대건설을 주목한 덕에 따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입찰 당시 현대건설을 비롯해 일본ㆍ중국업체 등 3곳이 참가 의사를 보였고 중국 업체가 워낙 저가로 응찰해 사실상 현대건설은 입찰을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전력청이 "팔라이 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냐?"며 현대건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독려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CFBC 기술에 발주처가 만족했고 저가로 치고 들어온 중국 업체도 패배를 인정하며 손을 들어야 했다. 현대건설은 몽즈엉1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의 성공적인 수행이 향후 추가 발주될 발전소 공사 수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명선 베트남 하노이 지사장은 "베트남 발전시장은 자체 재원 부족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민자발전투자사업 위주로 신규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미 진출해 있는 해외업체를 비롯해 인도기업 등이 진입을 추진해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발전소 공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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