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은행 자산담보화 공시·감독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은행의 자산담보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담보로 잡은 자산이 많은 은행에 무담보채권을 맡기게 되면, 자칫 은행이 부도났을 때 회수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한국은행은 '자산담보화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무담보채권 투자자들이 자산담보화 수준을 알 수 있도록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산담보화란 은행이 보유자산 중 일부를 담보로 잡아 자유롭게 팔 수 없는 자산이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한은은 은행의 자산담보화 수준이 높아지면 은행이 부도났을 때 무담보채권자의 회수가치가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은행의 자산담보화 수준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무담보채권 회수가치를 반영한 적정가격 산정이 어려워 무담보채권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담보화는 투자자의 안전선호 강화로 인해 늘어나고 있지만,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있다. 특히 담보 없이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안전자산 선호 증가→커버드본드·환매조건부채권(RP) 수요 증가→무담보 차입비용 증가→담보부 채권 발행 증가'의 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올 때 우산 뺏는' 식의 금융의 경기순응성도 커질 우려가 있다. 경기가 위축돼 담보자산 가치가 쪼그라들고 채무탕감(헤어컷) 비율이 늘면 담보보충을 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레버리지가 줄고 신용공급도 줄게 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들어 자산의 담보화가 늘어나는 이유로 유럽 사태 처럼 국가채무 상환불이행 리스크가 가중되면서 안전 선호 현상이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유동성 리스크로 유동성 선호가 높아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밖에 바젤Ⅲ ·단기유동성비율(LCR)규제와 장외파생상품시장 개혁도 자산담보화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은이 인용한 유럽의 38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자산대비 담보화자산(assets encumbered) 비율(중위값)은 2007년 7%에서 2011년 27%로 증가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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