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내환 신흥국 금융시장…팔자세 확산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 이라크 내전 같은 지정학적 위기를 잘 넘긴 신흥국 금융시장에 최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가 코앞인데다 달러 강세, 홍콩 시위 등 잇따른 악재로 '팔자세' 확산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주요 신흥국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MSCI 신흥시장 지수는 1일(현지시간) 0.8% 하락한 996.86으로 폐장했다. 이는 5개월래 최저치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9월에만 7.6% 빠졌다. 특히 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증시의 매도세가 거세다. 올해 들어 꾸준히 랠리를 보인 인도와 인도네시아 증시도 9월 이후 하락세로 반전됐다.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으로부터 해외 자금이 이탈할 조짐은 지난해부터 보였다. 그러나 신흥국이 꾸준히 대비해온 만큼 큰 충격은 없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였다.예상과 달리 달러 강세와 홍콩의 시위 사태 장기화로 신흥시장 엑소더스가 빠르게, 큰 폭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하는 것도 부담이다.불안하기는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요 이머징 통화 가치를 측정하는 JP모건 EMCI 지수는 7년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터키 리라화는 달러당 2.28리라로 8개월래 최저점을 찍었다. 러시아 루블은 달러당 39.68루블까지 떨어져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남아공 랜드, 브라질 레알, 아르헨티나 페소도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채권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신흥국 채권 금리 국채의 평균 CDS프리미엄은 3.06%포인트까지 올랐다. 그만큼 신흥국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한편 2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유로화 값 하락세도 가파르다. 유로 추가 약세에 대한 전망이 늘면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유로를 대거 처분하고 있다.시티그룹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400억달러(약 42조4800억원)어치의 유로를 순매도했다. 1분기 100억달러 순매수에서 반전된 것이다.시티그룹의 발렌틴 마리노프 투자전략가는 "지난 6월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등 ECB의 경기부양책 발표를 앞두고 신흥국 중앙은행의 유로 매도세가 가시화했다"면서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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