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을 알리는 SK텔레콤의 매장 전경
이통3사 보조금 공시, 주력폰 대부분 8만~9만원선…정부 상한선 3분의1수준보조금상한 제한 없는 15개월 이상 폰 등은 보조금 30만원 이상도 이통사 "제도 초기 예측불가능한 상태로 시간 지나면 보조금 상승도 가능할 듯"유통점들은 고가폰 판매 어려워질 것 우려[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1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에 따라 이동통신 3사가 공개한 단말기별, 요금제별 보조금은 대체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부가 정한 최대 상한선 30만원에 해당하는 조건은 거의 없는 데다 이통사들이 유일한 마케팅 수단으로 남은 '집토끼(기존고객)' 지키기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번호이동이 아닌 기기변동 가격과 비교하면 제도 시행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초기 관망세에 따른 조치로 해석했다. 대신 보조금 상한액 제한이 없는 15개월 이상 단말기나 인기 없는 재고 단말기 등은 최대 40만원까지 보조금이 지원되는 등 고가의 신규 스마트폰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 구매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중고폰들의 구매율이 높아져 소비자 구매패턴의 변화도 예상된다. ◆단말기별 보조금 천차만별…전보다 '비싸졌다'= 이통 3사가 이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 홈페이지에 공시한 보조금은 단말기별, 요금제별로 큰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0만원대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서 최대 보조금으로 정한 30만원은커녕 20만원대 단말기도 찾기가 쉽지 않다. 유통 현장에서15% 범위 내에서 보조금을 추가 지급해도 단말기 구매 체감 비용이 예상보다 더 비싸졌다는 얘기다. 출고가 86만6800원인 갤럭시S5는의 경우 SK텔레콤은 월 10만원 'LTE 전국민 무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13만3000원을 지원받아 79만9800원까지 할인받는다. 8만5000원 요금제는 11만3000원, 7만5000원 요금제는 10만원을 지원받는다. 저가요금제인 3만5000원 요금제는 6만원, 1만9000원 요금제는 4만6000원을 지원받는다. KT는 갤럭시S5 광대역 LTE-A'의 경우 '완전무한 129요금제' 선택시 공시 지원금은 13만6000원이다. '완전무한 87요금제'는 13만2000원, '완전무한 79요금제'는 12만원, '완전무한 67요금제'는 10만2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LTE 89.9 요금제 기준으로 11만원, LTE85 요금제로는 10만3880원, LTE69 요금제로는 8만4330원이 지급된다. 예전 상한선인 27만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액수다.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층에게는 바가지 요금이 사라지겠지만 실제 30만~70만원의 보조금 지원을 받던 대다수 층은 단말기 구매가 더 비싸졌다고 체감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경기도 과천에 사는 직장인 안모씨는 "출시된 지 1년 넘은 삼성폰들은 사은품까지 덤으로 주고 거의 공짜로 가입할 수 있었는데 이젠 이마저도 비싸게 되는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A이통사 관계자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며 "예전에도 번호이동이 아닌 기기변경은 보조금을 많이 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B이통사 관계자는 "15개월 지난 단말기의 경우 보조금 상한액이 없어 30만원 이상 주는 경우도 많다"며 "고객이 자기에 유리하게 잘 구매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제조사 일단 관망세= 이통사들의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것은 제도 도입 초기 눈치보기와 관망세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A이통사 관계자는 "생각보다 낮은 것은 도입 초기다 보니 아무래도 일단 지켜보자는 기조가 컸을 것"이라며 "보름 정도 지나면 진짜 보조금 싸움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B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여건상 제조사들이 지원금을 조금 제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다만 15개월 지난 폰이나 저가요금제, 재고폰 구매 고객들은 제도 전보다 좋아지게 돼 구매패턴이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C이통사 관계자도 "처음 시작단계다 보니 제대로 시장을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분리공시가 안 되다 보니 이런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통신사와 제조사 입장에서도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15개월 이상 재고폰들의 보조금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제조사들은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단통법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매장 분위기와 소비자 반응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그간 소비자 권익 신장을 위해 단통법 시행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후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정부 정책에 맞게 움직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회 한 관계자는 "분리공시가 이뤄지지 않은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단통법은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만 불러올 것"이라며 "앞으로 고가 스마트폰을 사기 힘들어진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도 첫 시행일인 이날 대리점 및 판매점 등 유통현장에서는 여전히 새로 도입된 제도를 숙지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고가제품을 팔기는 힘들어졌다며 불만도 쏟아냈다. A이통사 대리점 직원은 "시간 지나봐야 알겠지만 예전만큼 고가폰을 못 팔 것"이라며 "신제품은 쏟아지고 있는데 보조금이 줄어서 신제품 특수효과도 금방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푸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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