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탓에'…亞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치

WSJ '위기 흡수하는 완충역할 하지만 과도한 증가세 우려할 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금리인상·환율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이 외화를 긁어모으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수개월째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말 기준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7조4700억달러(약 7555조905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3년 2조달러 수준에서 11년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국가별로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의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4조달러에 육박한다. 일본의 외환보유액도 1조2800억달러로 늘었다. 올 1·4분기 기준 글로벌 외환보유액은 11조9000억달러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3%가 아시아에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늘어난 글로벌 외환보유액의 70%가 아시아에서 나왔을 정도로 아시아는 공격적으로 외화 곳간을 채우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는 통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춰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늘려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지난해 이후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는 것이 아시아 외환보유액 확대의 주목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외환보유액의 급격한 증가를 각국 중앙은행들이 환율 시장에 개입한 증거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일본 등 올해 통화 강세가 두드러진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앙은행이 시중의 달러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는 올해 들어 미 달러 대비 각각 4%, 3%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전체로 보면 2.5% 내렸지만 지난 5월 이후 지금까지 1% 랠리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같은 당국의 환율 개입에도 통화 강세 기조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영향력이 줄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외환보유액은 위기시에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주요한 장치다. 하지만 아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이미 적정 수준을 넘었으며 과도한 규모에 대해 우려해야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로우 글로벌 마켓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아시아의 외환보유액 증가를 마치 핵무기를 쌓아놓는 것과 같이 해석한다"면서 "핵무기의 사용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환율 방어를 위해 터키와 인도네시아가 외환보유액을 풀었을 때 시장의 우려가 더 커진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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