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 결국 소상공인에 무릎 꿇었다

이케아 내 350평 가구 소상공인에 내주기로

이케아 코리아 광명점 예상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불통(不通)'으로 일관했던 이케아가 국내 소상공인들의 저항에 결국 두 손을 들고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광명 이케아 내 350평의 규모로 광명 지역 소상공인들의 가구·생활용품 매장이 들어서며, 내달 중 채용될 직원 중 상당수는 광명시 시민 중에서 채용될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광명시와 이케아, 지역 중소상공인 대표들은 오는 29일 오후 광명시청에서 협약식을 맺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상생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 측이 광명 매장 내 350평을 지역 상인들에게 제공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며 "광명시민 직원 채용도 우선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으로 인해 광명시 가구 소상공인들도 이케아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기반이 마련됐다. 그동안 이케아 측은 근교의 별도 부지를 마련해 중소 가구업체들을 저렴하게 입주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불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가구업계의 끈질긴 저항에 못 이겨 결국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광명 주민 채용을 통해 지역 경제 생태계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케아는 올 들어 홈페이지를 통해 사무직 채용을 마무리했으며, 내달 중 광명 이케아에서 근무할 500명의 채용을 실시할 방침이다. 오는 15일에는 광명시에서 채용 설명회도 개최한다. 이케아 2호점이 들어설 고양시의 소상공인들도 한시름 덜게 됐다. 향후 이케아와의 상생방안을 마련할 때 광명시의 사례를 참조해 요구의 폭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고양시 소상공인들은 지자체 의원들과 손잡고 이케아 입점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광명시 소상공인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생방안 마련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명점 개점을 앞두고 소상공인의 지나친 반발에 떠밀려 합의했다는 인상이 짙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 소상공인들은 이케아 입점 확정 이후부터 수차례 입점반대 시위를 벌였고, 지난달 24일에도 입점 반대 집회를 가졌다. 문화와 가치,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는 이케아가 지역사회와의 상생보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골몰했다는 지적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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