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전자와 구글의 특허 동맹

삼성전자와 구글이 어제 광범위한 기술ㆍ사업 영역에 대한 특허 크로스(상호 사용)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기존 특허는 물론 앞으로 10년 동안 출원할 특허까지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제품, 기술 개발 분야에서도 협력할 토대를 마련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두 회사가 서로의 특허를 개방ㆍ공유함으로써 기술 혁신을 공동으로 추구하자는 상생전략이다. 두 회사의 특허 공유는 소비자 요구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의미가 크다. 미래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이 가진 특허는 10만여건, 구글은 5만여건이다. 서로의 특허 활용으로 제품 개발기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삼성의 강점인 하드웨어와 구글의 강점인 소프트웨어가 만나는 시너지도 간과할 수 없다.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카 등 사물인터넷 분야에서의 혁신이 기대된다. 날로 격화하고 있는 글로벌 특허 분쟁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삼성이 "불필요한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런 이유다. 특허 공유를 통해 잠재적인 소송 위험을 줄이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허 소송을 남발해 세계적인 '특허 소송꾼'으로 불리는 공동의 경쟁자인 애플에 대항하는 연합전선 구축의 측면도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업체와 맺은 크로스 라이선스는 구글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과 계약을 맺은 날 스웨덴 통신회사 에릭슨과도 1년2개월에 걸친 소송을 끝내고 상호 특허를 사용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램버스, 노키아, IBM, 도시바 등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통신 대형 기업들과 이미 '특허 동맹'을 맺었다. 끊임없이 '협력을 통한 기술혁신'을 추구해 온 것이다.  정보통신업계에서 한번 소비자 트렌드를 놓쳐 기술개발에 뒤지면 사라지는 건 순간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소니의 몰락이 단적인 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어제 소니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강등했다. 투자부적격(정크) 기업으로 추락한 것이다. 변화의 시기 때마다 새로운 연구개발 투자 없이 기존 기술로 수익을 내려는 관성, 자만에 빠진 결과다. 삼성은 지속적인 혁신으로 기술력 우위의 경쟁력을 키워가길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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