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 파고다]20<끝>-①'기사 읽는 내내 가슴이 시렸습니다' 다큐의 힘

빅시리즈(20)<끝>무관심 세상을 뒤흔들다…뜨거운 독자반응쪽방노인 사진 보고 "초등친구 닮았다"며 울먹노인문제 제보하러 편집국 찾아온 할머니도…"어머니 칠순잔치 비용 쪼개 기부하고 싶어요"
[아시아경제 김동선 부장,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김보경 기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 대한 기사(18일자 9면)가 나간 18일 반가운 이메일을 받았다. 한 독자가 무료급식소에 쌀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이다. 독자 류경화씨는 "곧 칠순이 되는 불자(佛子)이신 어머니가 잔치 비용을 기증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곳에 쌀을 기증하면 좋겠다"며 원각사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어왔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감동받았다는 류씨는 이후 원각사에 직접 찾아가 "이렇게 인연이 닿았으니 큰 양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후원하고, 자원봉사도 한 달에 한 번쯤이라도 시작해 보고 싶다"는 결심을 전했다.아시아경제 '그 섬, 파고다' 기획시리즈가 보도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격려 이메일과 전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독자 이도훈씨는 "항상 말로만 상생을 외치고 다투기만 하는 정치권이나 언제나 힘들다고 흙빛 미래만을 은연중에 제시하는 경제권, 그리고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기사들만 가득했는데, 어찌 보면 소소하지만 우리네 어르신들의 삶의 한 모습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훈훈한 기사였다"고 평가했다."'그 섬, 파고다' 시리즈에서 노인에 대해 관심 있게 다루는 것을 보고 제보하러 왔다"며 편집국에 찾아와 억울한 속사정을 털어놓은 할머니도 있었다. 이 만남은 '노인범죄'의 실태를 들여다보고 이것을 기사화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정신지체 박카스 아줌마, 남편은 알고도…'(12일자 9면)를 통해 지적장애를 겪는 30대 여성이 성매매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실태 파악에 나섰다. 종로경찰서에 전화해 '실제로 관리 카드가 있냐'며 문의해 온 것. '45년간 한평 쪽방서 사는 70세 할아버지'의 기사(7일자 9면)가 보도된 이후엔 '본인의 친구 같다'며 박 할아버지를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1965년에 낙원동에서 학교에 다녔다는 이의용 할아버지는 '박 할아버지가 초등학교 시절 어울려 놀던 동무인 것 같다'며 기자에게 박 할아버지의 인상착의와 실명을 물었다. 안타깝게도 이 할아버지가 찾는 인물은 박 할아버지가 아니었지만 잊고 살았던 친구를 떠올리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온라인에서도 네티즌의 반응이 뜨거웠다. 네티즌들은 실버 세대의 애환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포털 네이버의 한 네티즌(lith****)은 "그들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기사를 볼 때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편협한 삶이 부끄러워서일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소소함이 우리 삶의 한 자락이며 그 삶을 유지시켜주는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적었다. 닉네임 자연***(다음)은 "이 사회의 슬픈 자화상….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겠지. 노인만 불쌍한 세상이 아니고 아주 많은 이가 쓸쓸하고 고독한 인생을 살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기사를 읽고 나서 파고다공원에 나와 앉아있는 노인의 속사정을 헤아리게 됐다는 네이버 아이디 j_ba****는 "종로에 학원을 다니면서 노인분들의 느린 걸음을 쫓느라 답답했었는데 이렇게 사연이 많을 줄 몰랐다"고 했다.노인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금 우리사회는 이미 중첩사회'라고 진단한 네이버 아이디 korn****는 "지금 20대부터는 전부 다 우리 아래 세대가 내는 세금이나 연금으로 먹고살아야 할 것"이라며 "저 모습은 분명 우리가 책임지고 가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rsd2**** 역시 "저분들의 모습이 나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입장을 바꾼다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저분들의 손 주름 하나하나에 삶의 흔적이 있는 것 같다"고 적었다.종로3가 일대에서 행해지는 성매매 실태에 대해선 단속 위주의 억제책만이 답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음 닉네임 애도**은 "중장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성문제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 인식과 그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혼자인 남성들이 나이 먹어 감에 따라 이들에게 필요한 삶의 공간을 합리적으로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본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quf******는 "노인들이라고 우리가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성욕을 없앨 수도 없고 또 직면한 여러 생활고를 무시할 수도 없으므로 이런 노인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다만 노인을 단순히 동정의 대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이디 soci****는 "동정이나 시혜의 차원에서만 볼 게 아니라 제도적 차원의 모색이 필요한 때"라며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될 뿐 아니라, 그 노인들 모두에게 개인의 능력만으로 살아남기를 요구하기엔 한국의 고령화는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획취재팀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기획취재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기획취재팀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기획취재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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