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다. 세계 각국이 신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해외 투자 추진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철강 업체들이 세계 각국에서 통상마찰을 겪으면서 무역 분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의 무역분쟁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는 9개국 18건에 그쳤다. 하지만 2009년부터 올해까지 14개국 36건으로 급증했다. 반덤핑이나 상계관세(CVD), 세이프가드(SG) 등 제소 건수가 2배로 늘어난 것이다. 2009년 4개국 4건, 2010년 3개국 4건에서 2011년 6개국 7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8개국 15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최근 미국의 한국산 유정용 강관 반덤핑 조사와 지난 달 멕시코의 한국산 차량용 강판 반덤핑 조사 사례를 포함해 6개국에서 6건의 무역분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업체들이 수출 시장을 선진국, 신흥 시장 등으로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무역분쟁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같은 통상 마찰이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유정용 강관 반덤핑 조사중인 미국에 대한 한국산 강관 수출량은 지난달 30.7%나 줄었다. 철강 전 품목의 대미 수출량도 15.2% 감소했다. 지난달 한국 철강 수출 감소율인 10.2%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중국산 철강제품이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철강 제품의 대 미국 수출량은 76.5% 늘었다. 한국과 미국의 통상마찰로 인해 중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해외 투자도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혀 있다. 포스코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은 포스코가 2005년 오디샤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맺어 추진하고 있으나 주민반대 등으로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또 포스코가 세계 10여곳에 설립하려던 철강재 가공센터도 현지 수요 감소로 사업 추진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의 경우 재무 상황이 여의치 않다. 동국제강의 차입금 의존도는 53.5%로, 총자산 9조 5758억원 가운데 5조1268억원을 사채를 포함한 장ㆍ단기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자국 철강업 보호 차원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며"철강업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업체들의 자금 사정도 어려워지자 해외 투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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