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추격, 포천 500대 기업 판도 바뀐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해마다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500대 기업 순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최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신흥국 기업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지만 500대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는 여전히 선진국 기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포천의 500대 기업 가운데 선진국 기업 비중은 75%다. 375개 기업이 선진국 기업인 것이다. 500대 기업 중 국유 기업을 제외하면 선진국 기업 비중은 91%로 더 높아진다.포천은 ▲신흥국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변화 ▲선진국 기업들의 느린 대응력 ▲기업 고위층의 신흥국 출신 부상 ▲선진국 기업들의 지리적 약점 ▲점차 영리해지고 있는 신흥국 기업들의 사업 전략을 리스트에 향후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로 꼽았다.글로벌 산업 지형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00년만 해도 선진국의 자동차 생산·판매 비중이 85%였다. 그러나 지금은 50대50으로 양분돼 있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국으로 등극했다.선진국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지만 선진국 기업들의 전체 매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하다.신흥국 기업들의 성장속도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선진국 기업을 앞지르고 있다. 1999~2008년 선진국 시장에서 신흥국 기업과 선진국 기업의 연간 성장률은 각각 22%, 12%를 기록했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져 각각 31%와 13%에 이르렀다.선진국 기업의 경영진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선진국 375개 기업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신흥국 출신이 앉아 있는 곳은 겨우 4%다.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서구 기업들의 상위 200명 고위층에서 아시아인의 비중은 2%뿐이다. 경영진의 구조상 선진국 기업이 신흥국을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포천은 신흥국 기업들에 '안마당'의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들 사이에는 유사점이 많다. 따라서 신흥국 기업이 다른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선진국 기업보다 유리하다.신흥국이 선진국과 달리 자유무역협정(FTA)을 그리 많이 체결하지 않은 것도 선진국 기업에는 걸림돌이다. 선진국 업체가 선진국에서 사업하는 것보다 신흥국에서 사업할 때 제약이 더 많다.지리적으로도 선진국 기업에 어려움이 따른다. 평균적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교역 거리는 신흥국과 신흥국의 교역 거리보다 33% 더 멀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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