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아껴야'…가계 실질소비 4분기 연속↓

2분기 월평균 소비 240만3000원…전년동기比 0.7%↑실질소비는 0.4%↓…4분기 연속 마이너스식료·교육 등 꼭 필요한 지출만 증가2분기 월평균 소득 401만원…전년동기比 2.5%↑실질소득은 1.3%↑에 그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서민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소비지출에서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비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정기적, 필수적으로 지출해야만 하는 곳을 제외하고는 소비를 줄이려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3년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 2분기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늘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해 에어컨과 제습기 등 가전소비가 전년보다 9.1% 늘어난 영향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식료품비 지출은 월평균 33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올랐다. 의료비, 교육비, 통신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20.2%, 1.4% 감소해 고정비 성격의 가계지출이 감소했다. 반면 세금이나 연금, 보험, 이자비용 등 정기적, 필수적으로 나가는 비(非)소비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75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늘었다. 국민연금기여금이 11만4000원으로 4.5% 올랐으며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지출도 5.3%나 늘었다. 소득세와 자동차세 등 경상조세도 11만3000원으로 1.6% 증가했다. 이에 따라 2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3.1%로 지난해 2분기(74.1%)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 2011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하락세다.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0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가계 소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3.4% 늘어난 영향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데 그쳐 사실상 가계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28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한 가계 흑자액은 88만4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1%늘어 2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득분배지표는 개선되는 양상이다. 올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의 가처분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은 4.68배로 통계청이 이 수치를 처음 조사했던 2003년 이후 최저치였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수치가 낮을수록 소득분배가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다. 소득분위별로는 2분위의 소득증가율이 3.3%로 가장 높았다. 3분위 2.7%, 4분위 2.3%, 5분위 2.4%로 2%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증가율은 1.2%에 그쳤다. 1분위의 경우 연소득(1291만원)에서 가계지출(1493만7000원)을 제한 처분가능소득은 202만7000원 준 마이너스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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