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경제교수의 '쓴소리'…'기업 투자 확대할 시기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 38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이 '세계경제의 급변과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모습.

[제주=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정부가 먼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은 기업들이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할 시기가 아닌, 장기적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분야에 집중할 시기다".'근혜노믹스' 설계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투자하는 분들 업고 다녀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對) 기업 정책에 대한 맹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통하는 김 원장은 박 대통령 대선캠프 힘찬경제추진단장을 역임한 인물로, 박 대통령의 경제슬로건인 '줄ㆍ푸ㆍ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은 세운다)'를 고안해 냈다.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38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세계경제의 급변과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포럼 발표에 나선 김 원장은 "(하반기) 국내ㆍ외 경제가 상반기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이나 회복 수준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할 시기가 아니며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가 꼭 필요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국내ㆍ외 경기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표현한 김 원장의 발언에는,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강요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 담겨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금융환경도 좋은 편이 아니고 예전처럼 고도성장하는 상황도 아니다"며 "정부의 과감한 행정규제를 통한 기업 투자 환경 조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가장 시급한 투자 부문으로는 교육ㆍ재난재해시설 등을 꼽았다. 그는 "창조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창의성을 가진 인력"이라며 "정부가 교육부문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할 경우 창의적 인재 육성은 물론 건축ㆍ소프트웨어ㆍ전자제품 수요 진작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 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난재해시설 투자는 '안전성'과 '경기회복'이라는 두 토끼를 잡을 대안으로 언급됐다. 김 원장은 "최근 서울 강남에 하수구가 넘치는 등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이 노후됐기 때문이며 투자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이에 투자할 경우 사회 전체의 안전도를 높이고 신규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경기 대응을 위한 거시금융 정책으로는 ▲통화정책적 여력 확보 ▲환위험 관리 강화 ▲기업자금사정 모니터링 등을 꼽았다. 미국의 출구전략,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공여부, 중국변수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상반기보다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중국 시진핑 정부의 중장기 개혁정책이 단기적인 경제성장과 상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 완화 조기 중단 가능성이 고조되는 만큼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 및 자산가격 약세로 금융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라며 "투자와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가계소비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시킨다는 중국의 '성장전략의 전환' 정책도 민간투자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물경제정책 체크포인트는 '금리 상승'을 첫 손에 꼽았다. 금리 상승이 가계부채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져 민간소비를 더욱 둔화시킬 수 있으며, 최근 안정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재위축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리상승 및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시중유동성 축소로 인해 일부 한계기업과 회사채 만기 도래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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