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임서진(32)씨는 지난 겨울 입었던 코트를 동네 세탁소에 드라이크리닝 맡겼다가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 코트 4벌의 세탁비용이 10만9000원이나 나온 것. 비용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울며겨자먹기로 돈을 지불했다. 임씨는 "무슨 세탁비가 코트 한 벌 값이나 하냐"며 "앞으로 웬만한 세탁은 집에서 직접 해야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최근 세탁소 드라이크리닝 비용이 부담스러워 집에서 직접 세탁하는 '홈드라이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겨울 의류, 침구 등을 한창 맡기는 때라 세탁물과 관련한 불만이 높은 것도 홈드라이족 증가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션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셀프 세탁용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가장 수요가 높은 제품은 홈드라이, 다림풀 등 세탁보조제로 같은 기간 230% 이상 증가했다.특히 옥션 세제 카테고리 베스트에는 세탁소에 맡기지 않고 직접 집에서 드라이할 수 있는 '홈 드라이용 품'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한달 간 관련 제품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했다.홈 드라이용품은 세탁물에 섞어 15~20분 정도 담궈 두면 집에서 간편하게 드라이 크리닝을 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름, 무기물, 단백질 성분의 때를 깔끔하게 제거해주고 섬유 수축이나 변형 없이 손쉽게 드라이 크리닝 할 수 있는 게 특징. 가격대도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빨래솥ㆍ삶통 등도 같은기간동안 25% 이상 판매량이 늘어 집에서 빨래감을 푹푹 삶는 주부들도 늘고 있음을 증명했다.업계 관계자는 "세탁소 가격도 가격이지만 요즘에는 한창 겨울 옷을 맡길 때라 세탁물이 밀려 분실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 때문에 집에서 세탁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현재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세탁물 분실 관련상담은 총 7612건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매해 1000건씩 발생하는 것. 또한 세탁물 분실 피해구제 신청을 받은 경우에도 절반 이상인 53%는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매년 이어지는 세탁소 분실 사고와 비싼 세탁비 등으로 '차라리 집에서 세탁하겠다'는 홈드라이족은 꾸준히 늘고 있다.G마켓에서도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세탁용품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35%가량 증가했다.제품군별로 홈드라이와 다림풀은 21% 늘었고 클리너와 세탁볼은 49%, 옷감에 달라붙은 보풀을 관리하는 보풀제거기는 87% 증가했다. 세탁망과 거름망은 14%, 세탁편의용품은 37% 늘었다. 운동화 등 신발류도 세탁소에 맡기는 것보다 집에서 빨래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세척솔과 운동화솔 판매량도 11% 증가했다.G마켓 관계자는 "초여름 날씨로 접어들면서 지금까지 미처 하지 못했던 겨울, 봄 재킷 정리를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며 "홈드라이 용품을 이용하면 세탁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알뜰 소비자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홈 드라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최근에는 1000ml 대용량의 제품들도 등장했다.가격은 1만5000원대 미만으로 저렴하면서도 셔츠 400벌, 정장 200벌 정도가 드라이 크리닝이 가능해 세탁소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것이 특징.옥션 관계자는 "물과 세제를 각각 2:1 농도로 맞춰 세탁하면 살균 및 소독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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