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길남 교수 '인터넷 강국? 사이버 보안은 제로'

웹 강국 현실은? 사이버戰 대응력 '0'..웹 경쟁력'?'.."보안 불감증 심각...웹 인덱스 경쟁력 높여야"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br />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인터넷 강국인 한국은 국제 사이버전 대응력에서는 서열에도 들지 못합니다. 북한이 서열 2위 그룹에 속해 있는데 대한 위기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전 게이오대 부총장, 칭와대 교수)는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미국 대(對) 테러 전문가 리처드 클라크가 지난해 작성한 '사이버워(Cyber War)'를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우리 스스로 인터넷 강국을 외치면서도 정작 중요한 보안 능력은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얼마전 국제 사이버 보안회의 방문차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한 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대전이 벌어지면 한국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걱정을 지우지 못했다"며 "지금과 같은 보안 의식으로는 향후 10~20년간 무방비 상태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달 국내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을 공격한 3ㆍ20 전산망 대란을 비롯해 사이버 공격이 끊이지 않는 것은 우리의 사이버 보안 의식이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미 국방부 소속 연구소인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 다르파)가 진행하는 '프로젝트X'를 예로 들었다. 프로젝트X는 50년 전 인터넷을 만든 다르파에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기초 연구를 실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미국이 비밀리에 진행하는 사이버 보안 프로젝트는 수십년이 걸리지만 상업화하려는 목적은 애초부터 없었다"며 "당장 돈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이런 기초 연구를 우리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한 역량을 갖춘 기관으로 민(民)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 관(官)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꼽았다.  전 교수는 사이버 보안 뿐만 아니라 '웹 경쟁력'에서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통신망 인프라와 웹 활용 수준, 규제 등 관련 지표를 토대로 웹 경쟁력을 평가하는 '웹 인덱스'가 그것이다.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인터넷 규제는 물론 온라인 선거 운동 등 전반적인 웹 활동을 파악하는 지수다. 전 교수는 게임 셧다운제 등을 예로 들며 "한국은 걸핏하면 규제부터 하려고 한다"면서 "웹 인덱스 연구를 통해 인터넷 강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웹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월드와이드웹 재단이 발표한 2012 글로벌 웹인덱스 평가에서 전체 61개국 가운데 한국은 종합 13위에 올랐다. 정치적 영향력과 통신망 인프라 수준은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콘텐츠 등에서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 교수는 "인터넷 규제가 심한 우리나라는 이같은 지표 도입을 통해 실질적인 인터넷 선진국에 진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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